‘수리남’의 영화 버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영화를 꼽자면 송중기 주연의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을 꼽을 수 있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이달 31일 개봉을 앞두고 19일 기자시사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1997년 IMF로 집안이 어려워지자 국희(송중기 분)의 가족은 아빠(김종수 분)와 월남전에서 함께 싸운 박 병장(권해효 분)만 믿고 콜롬비아 보고타로, 이민한다.

커피의 나라 정도로만 알고 온 낯선 땅, 콜롬비아에 도착하자마자 전 재산을 강도에 빼앗긴다.

곧바로 박 병장을 찾아갔는데, 아빠 말과 달리 사이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박 병장 아내가 국희를 눈여겨봐 온 가족이 박 병장 덕분에 먹고 산다.

국희가 그렇게 콜롬비아에 적응해 나가고, 세월이 흘러 어느덧 2000년이 된다.

그동안 쭉 국희를 지켜본 박 병장이 시험 삼아 자기 일을 맡기고, 평소와 달리 어느 날 갑자기 세관 쪽에서 문제가 생기자, 국희가 죽기 살기로 밀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얼마 도망가지 못하고 붙잡히지만, 이런 국희의 모습에 박 병장과 그의 조카인 ‘작은 박사장’(박지환 분)에게 확실히 신임을 얻는다.

그리고 이런 국희의 모습에 반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으니, 박 병장 밑에서 세관 쪽 일을 처리해 주던 수영(이희준 분)이다.

수영은 국희에게 박 병장 몰래, 자기랑 같이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한다.

이를 안 박 병장이 국희를 시험하기 위해, 오렌지색 라벨이 붙은 수영의 물건을 자기한테 가져오라고 시킨다.

갈등하던 국희가 박 병장의 말대로 오렌지색 라벨이 붙은 상자들을 가져오지만, 상자를 열어 본 박 병장은 국희에게 뒤통수 맞은 걸 알게 된다.

그러나 수영이 떼어오는 오리털 점퍼의 인기가 좋자, 수영은 지속적인 밀수를 위해 이곳 밀수판을 꽉 쥐고 있는 박 병장과 손을 잡는다.

세월이 흘러 2008년 밀수방지법이 의회에 발의되자, 그동안 밀수품으로 먹고 살던 한인 상인들이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격렬히 저항한다.

하지만, 국희는 제대로 된 쇼핑몰을 지어 ‘합법적인 물건’을 팔겠다며 상인들과 마찰을 빚는다.

그 와중에 국희가 테러를 당하자, 수영은 억울하게 자기가 뒤집어 쓸까봐 도망갈 준비를 한다.

그리고 국희는 이를 계기로 자기의 힘을 더 키운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은 실제로 존재하는 콜롬비아 보고타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수리남>과 비슷하다.

<수리남>이 OTT에 공개되자, 당시 수리남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

이에 혹시 이 영화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지 묻자, 김성제 감독은 안 그래도 현지 스태프들에게 물어보니 더 심한 영화도 많았기에 이 정도로는 그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또 현지에서 함께 모여서 생활하다 보니, 극 중 이민자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게 배우들의 공통된 말이다.

아울러, <로기완>과 닮았다는 지적에 송중기는 영화를 선택할 때 자기의 취향대로 선택해서 그럴 수 있다면서도, 로기완은 매가리가 없는 반면, 국희는 욕망이 들끓는 인물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권해효는 “저는 이 영화를 변화에 관한 영화로 생각한다”며 “오래전 이야기지만, 여전히 유효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