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골치 아파도, 지나면 별것 아냐
월요일에 전시회를 앞둔 리지는 아빠에게 오라고 전화한다. 아빠는 한집에 사는 노숙자 부부와 함께 오겠다고 말해 리지와 싸운다.
그때 집주인인 조가 집에 들어오자 리지는 조에게 달려가 온수가 안 나오니 좀 고쳐달라고 부탁한다.
조는 금요일에 전시회가 있어서 나중에 고쳐주겠다며, 혼자만 예술가인 척 행세한다.
새벽에 화장실에 간 리지는 화장실 창문으로 들어온 비둘기를 자기집 고양이가 공격한 걸 알고 놀라서 비둘기를 밖으로 내보낸다.
날이 밝자, 조가 비둘기를 발견하고는 치료해 주자고 말하는데 리지는 말도 못하고 같이 비둘기를 돌본다.
전시 준비로 바쁜 조가 자리를 비운 사이, 비둘기 상태가 안 좋아지자 걱정돼 동물병원에 데려간다.
전시가 얼마 안 남은 건 마찬가지인데, 골칫거리 하나가 더 늘었다.
2주째 샤워도 못하고 있는데, 비둘기 때문에 돈 썼지, 시간 날렸지, 리지는 머리 끝까지 화가 치민다.
그렇게 드디어 리지의 전시회가 열리고, 조가 축하한다며 비둘기와 함께 방문한다.
잠시 한눈판 사이, 어린이 손님이 비둘기를 상자에서 꺼낸다. 그렇게 비둘기는 자유를 향해 날아간다.
몇 날 며칠 동안, 이 비둘기 때문에 일도 제대로 못 했는데, 이렇게 쉽게 해결될 일이었다니, 리지도, 관객도 허무하다.
영화 <쇼잉 업>은 전시회를 앞둔 리지가 여러 일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문제는 어쩌면 쉽게 해결될 문제였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는다.
우리는 어떤 문제를 앞에 두고 고민하고, 고민한다. 어떤 때는 밥도 못 먹고, 일도 손에 안 잡힌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사실 나중에 돌아보면 그리 머리 아플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 과연 탄핵 될지를 두고 머리 아파한다. 탄핵 반대파도, 찬성파도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며 예민하게 구는데, 결국 언젠가 결론이 나기 마련이다.
매일 관저 앞에서 집회를 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재판과 수사를 거부해도, 결국 일정 시점이 되면 최종 결론이 나게 되어 있다.
영화 <쇼잉 업>은 오는 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