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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기꾼인가? 사업가인가?

영화 폭락 스틸컷

가상화폐(코인)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로 무려 50조원의 돈을 공중에 날린 권도형 대표가 최근 재판을 받기 위해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가운데, 이와 관련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송재림의 유작인 영화 <폭락>이 지난 6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영화는 ‘마미’ 코인으로 무려 50조 원에 달하는 코인 사기를 벌인 양도현(송재림 분) 대표에 대해 알아보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998년 양 대표의 엄마(소희정 분)는 남쪽으로 아들이 잘 된다는 점쟁이의 말을 듣고 대림동에서 대치동으로 위장전입한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러, 고교생이 된 도현은 학구열 높은 8학군에서 치열한 삶을 산다.

대치동에서 학원 끝나고 집에 오면 새벽 2시가 훌쩍 넘지만, 애들한테는 대치동에 사는 걸로 알게 해야 해서 어쩔 수 없다.

“너한테 기대하는 것 없다”는 엄마 말에 도현은 이 악물고 공부해 성적을 올린다.

대학생이 된 그는 창업동아리에 들기 위해 강남 8학군 출신임을 내세운다. 부모님이 뭐하냐는 질문에 그는 간호조무사인 엄마를 ‘의료인’이라고 말해 합격한다.

계속 창업계획서를 써도 다들 투자를 못 받는 상황에서 금수저인 하경진(차정원 분) 선배가 창업지원금을 받아 3천만 원을 유럽여행에 쓴 걸 알게 된다.

도현은 경진의 부탁으로 동기인 지우(안우연 분)와 함께 경진이 유럽 학술대회에 다녀온 것처럼 분식회계를 한다.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 깨달은 도현은 본격적으로 망할 걸 전제로 창업지원금을 받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

그렇게 도현과 지우는 수 차례에 걸쳐 정부로부터 청년창업지원금을 받아, 폐업 을 반복하면서 부를 축적한다.

여러 번 망했지만, 계속 새로운 사업을 하는 도현을 지켜봐 온 케빈 킴(민성욱 분)이 그에게 거액을 투자한다.

케빈은 도현을 이용해 자기 잇속을 챙길 계획을 세우고, 케빈과 도현은 함께 가상화폐 업계에 뛰어든다.

그러나 결국 피해자가 속출하자 금감원이 조사에 들어가고, 도현은 돈 버는 방법이 다양하다며 당당한 태도를 취한다.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조사에 들어가지만, 도현은 분위기 파악 못하고 기고만장한 태도를 취한다.

2022년, 국내외 금융당국에서 전방위적으로 조사에 착수하자, 케빈은 사업을 접자고 하지만 도현은 “우리가 사기꾼이냐?”며 계속 마미 코인의 가치가 오르는 중이니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와중에 검찰에서 소환 통보를 받자 그동안 양 대표와 친하게 지내던 권력자들이 인연을 끊는다.

결국 2023년 양도현 대표가 구속되고, 2025년 케빈 킴 공동대표는 무혐의로 결론이 나고, 양 대표는 미국과 한국 양국으로부터 서로 자기 나라에서 처벌하겠다며 신경전 벌이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 영화는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수는 없지만, ‘루나 코인’ 피해자인 현해리 감독이 권도형 대표가 6번의 폐업을 한 사실을 알고 이에 주목해 영화화했다고 한다.

그는 6이라는 숫자가 불운의 숫자라고 표현하기 위해 점보는 장면 등에서 6이라는 숫자를 부각했다고.

다만, 실제 주인공인 권도형은 강남 출신에 스탠포드대 출신이지만, 영화 속 주인공은 그렇지 않다며 인물의 서사는 허구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영화를 통해 권도형을 두둔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사기꾼이 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기를 친 사람이 잘못인지, 투자해 준 사람이 잘못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폭락>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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