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영화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는 대학로의 작은 극단을 배경으로 서울대 출신의 신입 단원 혜리와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해영의 만남을 통해 예술, 인간관계, 정체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혜리는 대학로의 작은 극단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다.
혜리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지만, 재미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연극판에 발을 들이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혜리의 특이한 이력은 극단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불러온다.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해영은 오롯이 작품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
어려운 극단을 운영하기 위해 후원자도 모집해야 하고, 극단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고발되기도 한다.
연극 협회를 둘러싼 정치에도 참여하라는 종용을 받지만, 작품과 극단 운영만 하고 싶은 것이 해영의 마음이다.
계속된 외부 압력은 더욱 슬럼프에 빠지게 한다.
이런 해영의 시선을 잡는 것이 혜리의 순수한 열정이다.
연극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한 혜리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극단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뛰어난 지성과 재능을 겸비한 혜리는 극단 내에서 주목받는 존재가 되지만, 동시에 다른 단원들의 질투를 불러일으킨다.
혜리를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들이 퍼지면서 그녀의 정체성에 대한 의혹이 커져만 간다.
여러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가고, 혜리는 극단 내에서 점점 고립되어 간다.
영화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는 박호산, 방은희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배우 방은희는 극단에서 오래 활동해 온 베테랑 선배 배우로 출연한다.
혜리와 같은 후배 배우들을 격려하면서도 동시에 경쟁의식을 느끼는 복잡한 심리를 가진 인물이다.
방은희는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베테랑 배우로, 대표작으로는 <비 오는 날 수채화>, <장군의 아들>, <넘버 3> 등이 있다.
배우 박호산은 다양한 작품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사랑받는 연기파 배우다.
영화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에서는 극단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해영역을 맡아 젊은 시절의 열정을 잃어가고 예술적 고갈을 느끼는 인물을 잘 표현했다.
영화는 혜리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을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통한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가면극에서 배우들이 썼다가 벗었다가 하는 가면을 말한다.
지금은 통상적으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쓰는 가면’을 의미하며, 영화계에서는 감독이 자신의 애정하는 배우를 뜻하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의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혜리도, 해영도, 극단 단원들도 모두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이다.
혜리는 학력 위조라는 근거 없는 소문에 휩싸이며, 동료들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된다.
밝게 웃고 당당한 이면에 남들의 시선에 상처받고 고민하는 혜리가 있는 것이다.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극단 활동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점점 시들어 간다.
혜리의 순수한 열정은 극단에 활기를 불어넣지만, 동시에 다른 단원들의 질투를 불러일으키며 극단 내 갈등을 일으킨다.
극단 단원은 시기와 질투를 뒤로 숨기고, 혜리에 대한 소문을 양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해영 또한 연출가 이자 극단 대표로 예술가의 삶을 살고 있지만, 현실은 다양한 제약을 준다.
상업적인 성공에 대한 압박과 더불어 현실적인 운영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현실은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현실의 한계에 부딪힌다.
그런 와중에 열정적인 혜리를 보면서 자신이 잃었던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된다.
하지만, 혜리를 둘러싼 소문은 해영마저 혼란에 빠뜨리고 혜리의 실체를 파헤치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영화는 예술의 현실과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관계를 극단 생활을 통해 깊이 있게 내보인다.
극 중 선배 단원인 방은희가 혜리에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지키는 것”이라고 충고한다.
사람 말에 흔들리지 말라는 내용으로 나의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오해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나 자신은 지킬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영화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를 통해 인간관계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영화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