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밀을 아는 자, 죽어라!
토케이대학 산악부 회원이었던 사유리가 겨울에 등산하다가 변을 당한다.
시신조차 찾지 못하자 산악부장인 아사이(이쿠타 토마 분)와 유학생인 지용(양익준 분)은 사유리를 그리워하며 해마다 그 산을 찾는다.
그렇게 16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눈보라 속에 지용이 부상당한다.
지용은 아사이에게 그때 자기가 사유리를 죽였다며, 자기는 죽어도 마땅하니 그냥 혼자 가라고 한다.
그러나 아사이는 같이 살아남자며 지용의 곁을 지킨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둘 다 얼어 죽기 전에 아사이사 우연히 오두막을 발견한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지용을 부축해 함께 오두막에 가 몸을 녹인다.
그러나 둘 다 휴대전화가 없어서 구조대에 연락을 못하는 상황이다.
뭐라도 먹으려고 아사이가 주방에서 칼을 찾는데, 칼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싱크대 앞에 피 한 방울이 떨어져 있는데, 아직 굳지 않았다.
이게 뭐지 싶어 거실에 와 보니 지용이 누군가와 통화 중이다. 아까는 분명히 휴대전화가 없다고 했는데 말이다.
이에 아사이는 지용이 아까 죽을 생각으로 살인을 고백한 걸 후회하나 싶어 문득 이러다 날 죽이는 게 아닐까 걱정한다.
그러고 보니, 조금 전 구조대와 통화했다는데 왜 한 사람이라고 했는지도 의문이다.
이에 그는 지용에게 사유리는 조난 당한 걸로 하자며, 아까 지용의 말은 못 들은 걸로 하겠다고 한다. 그러자 지용이 “난 너한테 털어놨다”고 받아친다.
깜빡 졸던 아사이가 (지금 잘 때가 아닌데 싶어) 깜짝 놀라서 깨자, 지용이 “운이 없었어” “아무 느낌이 없어”라며 맥가이버 칼로 동상 걸린 자기 다리를 찌르고 있다.
무서워서 아사이는 잠도 못 자고 안절부절한다.
지용은 아사이에게 그때 사유리랑 사귀어 놓고 어떻게 내 고백에 아무 반응이 없냐며, 너도 죄 지은 걸 고백하라고 다그친다.
급기야 자기 고백을 듣고도 왜 자기를 구했냐며, 아사이를 죽이려 든다.
영화 <고백>은 죽음의 문턱에서, 16년 전 자기가 살인했다고 고백했던 남성이 죽지 않자, 자기의 악행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을 죽이려 드는 내용이다.
특히 처음엔 심리전으로 흐르다가 갑자기 육탄전으로 변하는데, 동상(凍傷)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지용과 고산병으로 점점 눈앞이 안 보이는 아사이가 오두막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쫓고 쫓기는 장면이 관객의 심장을 쫄깃하게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실내 추격전이 펼쳐지다가 갑자기 반전이 드러나면서 영화의 재미가 배가(倍加)된다.
12일 기자시사회에 참석한 양익준은 무대인사를 통해 2023년 4월부터 5월까지 15회차에 걸쳐서 촬영했다고 밝혔는데, 통상 3~6개월 동안 촬영하는 우리나라에 비해 짧은 시간 동안 촬영한 것 치고는 수작(秀作)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 작품의 원작의 동명의 만화는 <도박묵시록 카이지> <은과 금> 등으로 유명한 후쿠모토 노뷰유키의 작품이기 때문. 이미 원작 만화를 접한 류승완 감독과 연상호 감독도 탄탄한 스토리에 매료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 속 지용 역을 맡은 양익준 역시 “원작 만화를 이미 읽었기 때문에 그것이 어떻게 영화로 구현될지 기대감이 컸다”고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입 밖에 내어서 안 될 비밀을 말해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영화 <고백>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