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직전 죽은 남편 다시 만나서…
선로에 떨어져 ‘째깍’하는 순간 열차에 치여 저 세상으로 간 스즈리 카케루(마츠무라 호쿠토 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스즈리 칸나(마츠 타카코 분)는 출근 직전, 3년 전에 주문한 수제 만두를 택배로 받고 기뻐한다.
퇴근 후, 만두를 굽다가 전화를 받고 급히 길을 나선 그녀는 터널에서 사고를 당한다.
다행히 살기는 했는데 터널 밖에 나오니 한낮이다. 게다가 계절도 한여름이다.
예전에 와 본 적 있는 호텔에 가고, 그곳에서 카케루를 만난다.
그렇다.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는 그녀의 남편이고, 더 기가 막힌 건 지금이 15년 전인 2009년 8월 1일로, 아직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기 전이라는 점.
깜짝 놀란 칸나는 아까 온 터널로 가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한 드라마 제작자가 칸나에게 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다 세상을 떠난 카케루의 숭고함과 부부애를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고 제안한다.
이에 칸나는 모르는 아이 구하려다 죽은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칸나와 카케루의 과거가 화면 위에 펼쳐진다. 점점 어긋나던 두 사람은 이혼에 합의했다.
퇴근하면서 이혼신고서를 내고 오겠다던 남편이 그날 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려다 세상을 떠났다.
비록 이혼하려던 사이이긴 했으나, 칸나는 어쩌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면 카케루의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다시 터널로 향한다.
그렇게 다시 2009년 8월 1일로 돌아가 카케루를 만난다.
두 사람은 다시 데이트를 시작한다. 그렇게 45세의 이혼녀 칸나와 29세의 총각 카케루의 설레는 데이트가 이어진다.
데이트 도중 칸나가 한 말로 미래가 바뀐 걸 안 칸나는 카케루가 죽지 않게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분명히 예전에는 둘이 사랑해서 결혼한 사이인데, 카케루를 꼬시는 게 너무 힘들다.
게다가 하나의 과거를 바꾸면, 그 다음에 일어나는 일까지 다 바뀌어 계획이 어긋난다.
이에 칸나는 터널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길 반복하면서, 계속 칸나를 처음 보는 카케루와 만난다.
그러면서 칸나는 15년 전 서로 사랑했을 때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카케루를 너무 사랑하기에, 그가 죽지 않았으면 해서 아예 카케루를 다른 여자(요시오카 리호 분)랑 결혼시키기로 결심한다.
왜냐하면, 카케루가 자기랑 결혼하지 않으면 그다음에 일어날 일이 모두 바뀌면서 카케루가 죽지도 않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에 말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쉽지 않다. 매번 처음 만나는 여자지만, 회를 거듭하며 카케루를 꼬시는 기술이 늘어난 칸나 때문에 카케루가 칸나한테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영화 <첫 번째 키스>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가 되어 버린 타임슬립 영화다.
흔한 소재이지만 스토리가 탄탄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괴물>로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사카모토 유지 작가가 집필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으나, 하다못해 자는 스타일까지 맞는 게 너무 없어서 이혼을 결심한 부부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지루하지 않으면서, 과하게 웃기지도 않게 보여준다.
한때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지금 이 사람과 계속 살지 말지 고민하는 커플이 있다면 같이 봐도 좋을 영화다.
일본에선 지난 7일 개봉했고, 우리나라에선 26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