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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위기 앞에 하나가 돼야

애니메이션 플로우 스틸컷

떠돌이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개들이 잡은 물고기를 낚아챘다가 개들한테 쫓긴다.

죽어라 도망치는데, 이를 지켜보던 토끼가 뭐지 싶어 고양이와 개들 중간에 끼어서 같이 고양이를 쫓고, 토끼 때문에 정신없어 개들이 고양이를 놓친다.

이제 살았다 싶었는데, 잠시 후 개들이 다시 고양이 쪽으로 온다. 난 죽었구나 싶어 긴장한 고양이를 보고서도 개들이 그냥 지나친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싶어 고양이가 가만히 있는데,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숲으로 밀려온다.

대홍수에 난감해하는 고양이를 지켜보던, 골든 리트리버가 구해준다.

둘은 한 집에 피신하고, 골든 리트리버를 찾아 동료들이 배를 타고 찾아온다.

같이 가자는 골든 리트리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아까 일 때문에 두려운 고양이가 홀로 집에 남는다.

그 사이 물이 더 차오르고, 진짜 이제 도망갈 곳이 없어진 그때, 구사일생으로 배 한 척이 지나간다.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단 배에 올라탄 고양이는 계속 눈치를 보면서 작은 일에도 움츠려 든다.

뱀잡이수리 한 마리가 배에 내려앉자 놀란 고양이가 물에 빠진다. 물에 빠진 김에 물고기나 잡아볼까 했지만, 새들이 물고기를 잡으러 수면 위로 다가오자 포기한다.

덩치가 작아서 다시 배까지 못 가고, 점점 물속으로 가라앉자, 지나가던 고래가 자기 등에 태워 수면 위로 올려준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뱀잡이수리 한 마리가 나타나 고양이를 낚아채 날아가다가 배 위에 던져준다.

그렇게 다시 배로 돌아온 고양이는 뱀잡이수리, 골든 리트리버, 여우원숭이 그리고 카피바라와 함께 여정을 이어간다.

애니메이션 <플로우>는 대홍수로 터전을 잃은 숲속 동물들의 피난길을 그린 작품으로, 얼마전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여느 애니메이션과 달리 동물이 말도 안 하고, 사람처럼 행동하지도 않는 데다, 라트비아와 벨기에 그리고 프랑스가 합작해 만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총 63관왕(이달 4일 기준)을 달성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은 대사 한마디 없이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겁많은 회색 새끼 고양이는 자신에게 우호적인 동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동물도 있다는 걸 몸으로 느끼며 세상을 배운다.

여우원숭이들만 탄 배가 지나가다가 같은 종족의 부름에 배를 옮겨탔다가, 고양이를 보고 놀라서 다시 자기 배로 돌아간다.

이 장면은 나와 다른 외모를 지녔다는 이유로 멀리하는 우리의 태도를 꼬집는다.

하지만, 각기 다른 종(種)끼리 탄 이 배 안에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심지어 지나가던 길에 개들이 고립된 걸 보고, 다들 방향타를 잡은 뱀잡이수리에게 저들을 태우자고 설득한다.

이미 개, 고양이, 새,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이 모여서 함께 지내는 것에 익숙해진 까닭 때문일 것이다.

결국 고립된 개들을 배에 태우지만, 아직 나와 다른 이들과 지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개들이 처음엔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점차 서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 나가고, 홍수가 끝난 후 나무 위에 걸린 배에서 탈출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친다.

서로 말도 안 통하고, 외모도 다르지만, 대홍수라는 재앙 앞에서 동물들은 서로 함께 살아가는 길을 택한다.

그러나 정작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언어가 다르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심지어 정치성향이 다르다고 같은 종인 인간끼리 싸운다.

어찌 보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개, 고양이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자연재해나 비상계엄 등 위중한 상황 앞에선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한다.

지금 대통령이 왕좌에서 내려와야 하느냐, 그렇지 않냐를 두고 국민이 분열하고 있다.

반민주적, 반인권적 비상계엄령을 발동한 대통령을 향한 단결된 힘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19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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