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더 아픔 느끼는 영화
신협에서 부지점장으로 일하는 네이트(잭 퀘이드 분)는 직원의 실수로 손에 뜨거운 커피를 쏟아도 괜찮다고 하고, 얼마 전 사별한 조합원에게 채권 회수 일정을 늦춰 줄 테니 그동안 집과 연금이라도 보전하기 위한 준비를 하라고 말한다.
그런 네이트에게 한가지 비밀이 있었으니, 감각장애로 통증을 느낄 수 없다는 것. 뜨거운 커피를 손에 들이붓고, 발이 못에 찔려 피가 나도 아무것도 못 느낀다.
그래서 단단한 음식을 못 먹는다. 행여 모르고 혀를 세게 깨물어 혀가 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소변이 마려운 것도 모르기에 3시간마다 알람을 맞춰 화장실에 간다.
그래서 중학생 때 친구들이 ‘노보케인’(치과에서 쓰는 마취제 이름)이라고 부르면서, 두들겨 팼다.
그런 그에게 인턴인 셰리(엠버 미드썬더 분)가 관심을 보이자, 같이 한잔하고, 네이트의 집에서 ‘뜨거운 밤’을 보낸다.
그러나 다음 날 오전, 신협에 산타 복장을 한 강도단이 들이닥치면서 즐거움도 끝난다.
금고를 털자마자 경찰이 오자, 놈들이 셰리를 인질로 데려간다.
그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이 모조리 다치거나 죽자, 네이트는 셰리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강도단의 뒤를 쫓는다.
싸움 실력도 없고, 샌님 같은 네이트는 통증을 못 느끼는 걸 무기 삼아 놈들과 맞서 싸운다.
한편, 경찰은 놈들에게 금고 비밀번호를 알려 준 네이트가 한패가 아닌지 의심한다. 그러나 강도와 한패는 따로 있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 네이트는 셰리를 구하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한다.
영화 <노보케인>은 통증을 못 느끼는 노총각이 모처럼 찾아온 사랑 때문에, 강도와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단지 통증을 못 느낄 뿐이지만, 셰리를 그에게 ‘슈퍼 히어로’라고 치켜세운다. 그 말 때문에 셰리가 납치되자 그녀를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다른 영화 속 슈퍼 히어로는 초인적 능력을 지녔지만, 네이트는 통증만 못 느낄 뿐 재생능력 등 초인적 능력이 없는데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그래서 네이트보다 관객들이 더 고통스러운 영화다.
고통을 못 느낀다는 설정 때문에 액션이 과감해 이 부분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싶다.
영화 <노보케인>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