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보다 신나고, 화려해
1977년 1월 16일 마리아 칼라스가 자택에서 숨지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흑백 화면에 마리아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아베 마리아>를 부르는 모습이 이어진다. 중간중간 거친 컬러화면을 통해 그녀의 화려했던 과거를 보여준다.
마리아의 노래가 끝나면 ‘마리아’라고 적은 슬레이트를 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는 죽기 1주일 전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지금 먹는 약 때문에 환영(幻影)이 보이는데, 마치 계시(啓示) 같아서 좋다며 맨드랙스라는 신경안정제를 과용한다.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어떤지 평가해 달라고 하는데,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마리아 칼라스 집에서 일하다 보니 듣는 귀가 생겨서, 지금의 마리아 노래는 차마 훌륭하다고 할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 “좋다”고 말하길 강요받았기에 마지못해 좋다고 해주자, 진짜로 잘한 줄 안다.
다시 무대에 서볼까 싶어서 그녀는 지휘자를 만나보지만, (자연인) 마리아 말고, (소프라노) 라 칼라스의 노래가 듣고 싶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 번에 다시 공연장에 가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노래를 불러본다. 노래를 마친 후, 가정부인 브루나가 녹음한 걸 들어본 후에야 자기 목 상태가 영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마리아 칼라스의 화려했던 시절이 아닌 죽기 1주일 전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둔다.
자기에 관한 자서전을 쓰겠다며 ‘맨드랙스’라는 기자가 찾아오자, 그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맨드랙스는 계속해서 마리아에게 다시 노래하라고 강권한다.
여기서 눈치챈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맨드랙스’는 그녀가 복용 중인 신경안정제 이름이다. 맨드랙스라는 기자는 실재(實在)하지 않는, 마리아 눈에만 보이는 환영이다.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은 안젤리나 졸리가 무려 7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해 오페라를 직접 배웠다고 한다.
중간중간 실제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도 나오지만, 어떤 장면에선 안젤리나 졸리의 노래가 더 많은 부분도 있다.
몇 년 사이에 뮤지컬 영화가 인기를 끌었는데, 오페라를 소재로 했음에도 그 어떤 뮤지컬 영화보다 더 신나고, 화려하다. 16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