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검사
2017년 7월, 총으로 무장한 마약상을 잡는 과정에서 경찰들이 다친다.
그러나 법원은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을 내세워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장문병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법원의 판결이 영 마음에 안 드는 곽자호 팀장은 경찰복을 벗고, 7년간 공부해 검사가 된다.
그에게 처음 배당된 사건은 이랬다. 마가걸이라는 사람이 외국에서 마약을 밀수입했는데, 처음엔 진국영에게 주소만 빌려준 것이라고 하다가 갑자기 말을 바꿔 자기 죄를 인정했다.
마가걸은 전과가 없고, 진국영은 관련 전과가 있는데, 갑자기 전과도 없는 마가걸이 혼자 죄를 뒤집어 쓰겠다니 뭔가 말이 안 돼 곽 검사는 이 사건에 매달린다.
그러나 마가걸의 변호사인 이사민이 마가걸이 죄를 인정했으니 진국영은 놓아주고, 마가걸의 형이나 줄여달라며 차장검사와 협상한다.
이에 곽 검사는 이 말도 안 되는 사건을 바로잡기 위해 가걸과 가걸의 할아버지를 만나 도와주겠다고 하고, 검찰 내부에선 검사가 왜 변호사처럼 구냐는 비아냥이 뒤따른다.
게다가 곽 검사와 마가걸의 할아버지를 상대로 생명의 위협까지 가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자호는 끝까지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무려 27년형을 받은 마가걸이 무죄선고를 받고, 진짜 잘못한 사람들이 구속되게 한다.
영화 <열혈검사>는 홍콩에서 실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 검사가 마음먹기에 따라 죄 없는 사람도 죄인 만들고, 죄 있는 사람도 무죄로 만들 수 있는 건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판사도, 검사도, 심지어 변호사까지 한패가 되어 죄인을 바꿔치기하려는 ‘사법 카르텔’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열혈검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우리나라에도 저런 검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검사 출신 대통령을 봐주기 위해 구속영장 청구 시점을 기존과 다르게 계산하고, 대통령의 체포를 저지한 대통령 경호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아예 하지도 않는 그런 검사 말고, 그 누구도 억울한 일 없게 하려고 노력하는 검사, 나쁜 놈 앞에선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는 그런 검사가 필요하다.
영화 속 소재로 인해 실제로 홍콩에선 사법체계에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견자단이 주연과 연출을 맡은 영화 <열혈검사>는 1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