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는데, 놀이기구 탄 기분
이 영화, 다른 4DX 영화와 달리 ‘제대로’ 4DX를 경험할 수 있는 영화다.
100분 동안 쉴 틈 없이 의자를 흔들어 대고, 바람을 쏘아대고, 가끔 물도 쏜다.
박진감 넘치는 영화를 봤다기보다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탄 기분이 들 정도다.
바로 영화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에 관한 이야기다.
타이페이에서 강인더스트리라는 거대 수산업체를 운영 중인 한국계 회장 미스터 강(성강 분)이 사실은 수산업자가 아닌 마약업자였고, 강인더스트리가 해양오염을 유발한다고 믿는 의붓아들 레이먼드가 미국 마약단속국 요원 존 롤러(루크에반스 분)에게 장부를 넘긴다.
15년째 강 회장을 잡고 싶어하는 존이 국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몰래 타이페이에 입국해 장부를 넘겨받는다.
그러나 이 사실은 안 강 회장이 존의 호텔로 부하들을 보내고, 한바탕 총싸움 끝에 존과 레이먼드 그리고 레이먼드의 엄마인 조이(계륜미 분)가 호텔을 빠져나오자, 강 회장을 비호하는 경찰이 이들을 뒤쫓는다.
영화의 줄거리상 자동차 추격신이 많은데, 한때 자동차 정비사를 꿈꿨지만 뛰어난 운전실력으로 강 회장 밑에서 마약 배달을 하던 조이가 페라리를 끌고 도심을 질주하는 장면에서 정말로 의자가 미친 듯이 흔들린다.
특히 영화 시작과 동시에 조이가 남편에게 페라리를 선물로 주기 위해 시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려 시속 190킬로미터로 도심을 질주하면서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어떻게 즐겨야할지 확실히 각인시킨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마냥 질주만 하는 영화는 아니고, 조이와 존이 어떻게 연인이 됐고, 헤어진 후에 왜 조이가 강 회장 밑에서 일하다가 결혼까지 했는지 그 이유가 하나씩 밝혀지면서, 나름대로 탄탄한 스토리도 있는 영화다.
가급적 4DX로 보면 좋을 영화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는 오는 1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