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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혐오가 계속되면 행복도 끝나

영화 <해피엔드>는 가까운 미래의 일본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학생들이 클럽에 들어가려다가 입구에서 거절당하고, 그때 우연히 맥주 박스를 들고 뒷문으로 들어가는 종업원을 본 두 남학생이 술 배달하는 척하며 뒷문으로 따라 들어간다.

이제 막 클럽에 들어왔는데 경찰이 들이닥친다.

다행히 유타(쿠리하라 하야토 분)는 그 자리에서 훈방조치 됐지만, 재일(在日) 한국인 4세인 ‘박 군’(히다카 유키토 분)에게는 경찰이 시비를 건다.

그때 다른 애들이 두꺼비집을 내리고, 이때다 싶어 모두 학교 동아리방으로 도망친다.

기발한 방법으로 경비의 눈을 딴 곳으로 돌린 후, 동아리방에 무사히 들어온 아이들은 디제잉을 하며 논다.

날이 밝자 아이들은 그제야 집에 간다.

영화 해피엔드 스틸컷

아침밥을 먹고 다시 학교에 오니, 얼마 전 교장이 산 노란 스포츠카가 교정에 우뚝 서 있다.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뒤늦게 안 교장이 모두 교실에서 대기하라고 한다.

잠시 후, 학교에 경찰이 오고, 교장이 차례대로 아이들을 불러 경찰 앞에 세운다.

경찰 앞에서 교장이 박 군에게 ‘평범한 일본인’이 아닌 네 짓인 것 안다며 추궁하자, 보다못해 경찰이 교장을 제지한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 후, 지진경보가 울린다. 아침과 달리 이번엔 오보가 아닌 진짜다.

지진이 멈추자, 교장의 차가 쓰러진다. 이젠 아예 뒤집혔다.

한편, 거리에선 총리를 중심으로 똘똘뭉쳐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며 극우성향의 사람들이 차별적 발언을 한다.

경찰은 오히려 차별 피해자를 현장에서 격리 조치한다.

총리는 지진 때마다 혼란을 조장한 세력이 있었다며 편가르기 하고, 박 군 엄마 가게에 누군가 ‘비국민’이라고 낙서한다.

영화 해피엔드 스틸컷

그리고 학교에선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한 실시간 AI CCTV를 설치하지만, 아무도 대놓고 항의하지 못한다.

박 군은 담임교사에게 진짜로 시위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묻고, 담임이 경제가 어려워질 만큼 시위가 번지면 총리가 타협하자고 할 수 있다고 답한다.

담임과 함께 시위에 참가했다가 학교에 발각된 박 군 때문에 엄마가 학교에 불려온다.

엄마는 전과가 있으면 귀화를 못한다며 나무라고, 박 군은 현실에 순응하는 엄마가 답답하다.

잘못된 사회를 따르는 학교가 잘못한 것이라며 일부 학생들이 교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간다.

결국 교장이 졸업식 예행연습 시간에 감시시스템을 철거하겠다며, 다만 자기 차를 망가뜨린 학생이 자수하면 이라는 단서를 단다.

점거농성 때 합의와 달리 조건이 붙자 농성에 참여한 학생들이 항의하고, 일부 학생들이 규칙을 지키기 위해 CCTV를 설치한 게 뭐가 나쁘냐며 교장 편을 든다.

이로 인해 강당이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영화 <해피엔드>는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이 판치고 있는 지금의 일본을 꼬집 는다.

설정상 근미래라고는 하지만, 현재의 모습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워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영화 속에서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해야 할 책무가 있는 총리가 나서서 편가르기를 한다.

지진이라는 큰 이슈를 이용해 정권을 연장하려는 속셈에서 말이다.

그는 자연재해인 지진을 특정세력이 관여한 것처럼 호도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경찰을 동원해 물리력을 행사한다.

평소 윗사람과 가진 자에게 아부하는 교장이 보기 싫어 누군가가 교장이 아끼는 스포츠카를 우뚝 세워놓자, 교장은 이를 빌미로 학생들의 통제를 강화한다.

인공지능 CCTV를 설치해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실시간으로 벌점을 부과한다.

그리고 음악동아리에 속한 박 군이 자기 차를 망가뜨렸다고 생각해, 오래된 장비는 화재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동아리방을 폐쇄하고, 장비를 창고에 넣어버린다.

교장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어느 전직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른다.

문제는 일부 학생들이 이런 교장의 그릇된 태도에 동조한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학생들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부터가 문제지만, 규칙을 지키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CCTV를 설치한 게 뭐가 문제냐며 교장 편을 드는 학생들도 있다.

물론 규칙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경찰차를 부수고, 법원을 때려부수는 등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칙을 지키게 하기 위해 반인권적인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도 없다.

만약 이런 일이 계속되면 행복(happy)이 끝(end)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영화 <해피엔드>는 이달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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