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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톱기사(우측)한국영화

안전에 대한 인식 ‘리셋’해야

다큐멘터리 영화 리셋 스틸컷

2014년 4월 15일 기상악화로 다른 배들은 출항을 취소했지만, 예정된 시각보다 2시간 정도 지나서 세월호는 제주로 출항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진도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해경에선 신고한 승객에게 계속 경도(經度)와 위도(緯度)가 어떻게 되는지만 물었다.

그로부터 1시간 정도 지나서 이준석 선장이 침몰 중인 배와 승객을 버리고 제일 먼저 배에서 나왔다.

사고 발생 7시간이 지나 304명의 승객이 사망한 후에야 박근혜 대통령이 대책본부에 나타났다.

그는 (배 안에 갇혀 있는)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을 텐데 왜 (배 바깥에 대기 중인 구조선) 눈에 띄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다.

많은 희생자가 나온 안산 지역과 사고가 발생한 진도 팽목항에서 진실을 밝히라며 촛불집회를 열기도 하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만들었다.

결국 이듬해 12월 조사위원회가 열렸고, 해양경찰청장은 전국에서 (몰려온) 500명의 잠수부를 ‘투입’했다며, 투입이 꼭 잠수해서 수색한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답해 공분(公憤)을 샀다.

당시 생존자 중 한 명은 사고 발생 초기에는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탈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구조대가 도착해서도 탈출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해경이 배 위에 올라오지 않았으며, 구조 매뉴얼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리셋 스틸컷

이재명 성남시장은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려는 느낌이 든다며, 국정원이 민간 선박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 자체가 수상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희망이 없는 나라지만, (개혁을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침몰 원인이 뭐든지 구조만 했으면 됐을 일이라며, 구조가 지연된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결국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고 박상호 학생의 누나 박보나 씨는 동생에 관한 기억이 흐릿해지는 걸 막기 위해 기억노트를 쓰기 시작했다며, 동생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고 문지성 학생의 아빠는 셋째가 어느 날 “우리는 자식이 아니냐?”고 하자, 뒷골이 띵했다며 그동안 먼저 세상을 떠난 딸만 생각하며 살아온 자신을 되돌아봤다.

4.16 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 박영대 상임연구원은 왜 침몰했는가가 아니라, 왜 우리가 아직도 침몰 원인을 몰라야 하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리셋>은 11년 전 진도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고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사고 발생 직후부터 9년에 걸쳐 제작했다. 이 영화는 왜 아직까지 세월호 침몰 원인조차 우리가 알지 못하는지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다.

2014년 4월 사고가 발생하고, 2017년 3월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2019년 특검이 활동을 시작해 2021년 책임자 78명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300명이 넘는 승객이 사망했지만, 아직도 왜 세월호가 침몰했는지조차 제대로 밝힌 게 없다.

누군가는 10년도 넘은 사건이니 이제는 그만 좀 하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놀러 가다가 죽은 건데 뭐 이리 오랫동안 시끄럽게 구느냐고 하기도 한다.

놀러 가다가 사고를 당하면 국가가 구조를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지 묻고 싶다.

당시 해군참모총장이 구조하겠다고 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막았다고 한다. 그리고, 구조된 학생이 미약하게나마 활력징후를 보였으나 헬기에 해경 간부만 태우고 떠나 결국 그 학생은 죽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꼭 공무를 수행하거나, 전쟁에 참전한 게 아니더라도 국민이기 때문에,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국가가 나를 지켜줄 것이란 믿음으로 우리는 살아간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국가는 군과 경찰을 운영하면서 나라도 지키고, 치안도 유지한다.

그런데 놀러 가다가 바다에서 사고를 당하면 군도 해경도 구조를 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래서 아직도 우리는 세월호 사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몇 해 전 핼러윈을 앞두고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도 마찬가지다. 놀다가 죽은 것은 무조건 개인의 책임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정부에서 미연(未然)에 사고를 방지했더라면, 사고 발생 직후 제때 구조가 이뤄졌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외국 풍습 즐기다가 죽은 것은 개인의 탓이고, 크리스마스에 예배드리러 가다가 죽은 것은 안타까운 죽음이 아니다.

세월호 사고나 이태원 참사가 놀러 가다가 죽은 개인적 일이라면, 벚꽃 구경하러 가다가 낙석으로 버스가 전복돼 죽어도 개인적인 일이지 낙석 사고를 예방했어야 할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

우리 국민은 누구라도, 언제든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이제는 안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리셋’할 때다.

다큐멘터리 영화 <리셋>은 3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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