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숨긴채 살아가는 장애인 화가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오르부아르>를 원작으로 한 영화 <맨 오브 마스크>가 29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탓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 영화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시기 적국인 독일이 공격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쟁광인 상관이 자신의 부하를 독일군 진영에 염탐을 보낸 뒤 등 뒤에서 총격을 가해 마치 독일군이 공격한 것처럼 위장해 포격을 하는 바람에 많은 사상자를 내게 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실을 알게 된 알베르(알레브 뒤퐁텔 분)는 전역 후 함께 동고동락했던 전우 에두와르(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분)와 전사자(戰死者)를 이용한 사기극을 벌여 떼돈을 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안면장애인이 된 에두와르는 마스크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가족에게조차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 전쟁터에서 죽은 것으로 처리하고 숨어 지내며 그림 그리기에 매진한다.
이 영화는 상이군인(傷痍軍人)이 평생 장애를 떠안고 사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잘 보여준다.
다만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아버지와 대면한 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장면은 안타까움은 물론 아쉬움을 남긴다.
또 영화 내내 경찰에 붙잡힌 알베르가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는 형식을 취하는데, 결국 유유히 경찰서 밖을 나서는 장면은 1996년 개봉한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와 닮았다.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4월 12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