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시기는 좋았지만, 흥행은 글쎄…
오는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살인소설>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정치인을 뽑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다.
영화 속 오만석은 집권 여당의 유력정치인의 사위이자 보좌관으로, 보궐선거에 출마가 기정사실화 된 인물인다.
그는 장인(김학철 분)의 심부름으로 부인(조은지 분)의 별장에 비자금을 숨기러 애인(이은우 분)과 갔다가 개를 한 마리 치여 죽인다.
이를 목격한 지현우가 그를 따라와 자신이 별장 관리인이라며, 오만석 일행을 맞이하고, 개고기를 대접한다.
여기에 더해 산에서 캤다며 담배 대신 마약을 권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가 피우고 싶어 슈퍼에 간 오만석이 주인이 없어서 돈을 대충 놓고 나오려다 도둑 취급받아 실랑이를 벌이고 다시 돌아가는 길에 이번에는 어느 오토바이를 모는 사람을 치고 선거에 영향을 끼칠까 싶어 황급히 별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 모든 악행들이 부메랑이 되어 그에게 돌아오고, 장인의 도움으로 그곳을 가까스로 탈출한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그는 자신이 여지껏 지현우 일당에서 속았음을 깨닫고 다시 별장으로 돌아가 복수를 벌인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될 때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는 말조차도 반전이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대체 이게 어느 정치인의 이야기일까 궁금해 하며 보던 관객의 뒤통수를 친다.
굳이 이름을 붙이지만, ‘한국판 유주얼 서스펙트’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김진묵 감독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의 장르를 서스펜스에서 시작해 블랙 코미디로 갔다가 스릴러로 끝난다고 정의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사소한 한 가지는 시놉시스 상에는 오만석의 여당 후보로 기재되어 있는데, 정작 후보 기호가 3번이라는 점이다.
후보자 기호는 국회의석수에 따라 우선 정해지므로, 여당인데도 3번이라면 그야말로 소수 정당으로 국정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힐 뿐 아니라, 의석수라는 것이 결국 정당의 지지도와 연결돼 있어 기호 3번으로 보궐선거에서 시장으로 당선되기란 사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를 영화로 보면 그만이지만, 감독이 굳이 3번이라는 기호를 택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싶으면서도 한편으로 극중에서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은 따놓은 것처럼 이야기하는 대사들이 거슬리는 것도 사실이다(3번이 당선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여당이 3번이면 대통령이나 정당 지지도가 바닥이라는 것인데, 과연 그런 정당으로 출마해 당선이 가능하겠냐는 것이 요지다.).
아무튼 불륜, 부정부패, 살인, 선거라는 다양한 요소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스에 치중한 탓에 그다지 다양한 관객을 끌어들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