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WFF]미투로 시작해 5.18로 끝맺다
이번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에서 처음 공개된 <국광교회>는 ‘미투’로 시작해 ‘5.18’로 끝나는 영화다.
무용을 전공 중인 여대생 희정은 학과장에게 성추행을 당하지만, 학과장은 추 교수에서 무용을 전공하는 사람이 그 정도 ‘스킨십’ 가지고 무슨 호돌갑이냐고 말한다.
5.18 당시 국군통합병원으로 숨은 희정을 찾기 위해 추 교수는 그곳으로 향한다.
학과장이 윤리위에 제소되는 걸 막기 위해 자신의 조교를 회유하려는 추 교수를 쫓아 희정의 부모도 그곳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희정의 아버지는 5.18 당시를 떠올리며, 당시 자신이 머뭇거리던 사이에 거리로 뛰쳐나간 선배와 동료들 덕에 지금 자신이 생존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 그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기 위해 ‘국광교회’로 향한다.
그리고 희정의 아버지는 국광교회에 같이 온 아내에게, 어쩌면 당시 내 일이 아니라고 방관한 탓에 지금 자신의 딸이 몹쓸짓을 당한 것이 아닌가 자책한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추 교수는 자신 역시 자신의 조교가 학과장에게 성추행을 당했음에도 방관자적 모습을 취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 영화 속 희정은 대사 한 마디 없이 슬픔을 연기하는데, 어쩌면 강제로 원치 않는 일을 당한 여성의 리얼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극중 희정의 아버지는 5.18을 회상하며 “사람들이 정의는 부르짖으면서도 진실은 외면한다”고 개탄한다.
미투를 비롯해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매번 진실 앞에 침묵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강력한 일침이 아닐까.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