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도 재미있다!
프랑스 영화는 보통 예술영화가 많거나, 참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선입견이 다수의 관객에게 자리 잡고 있다.
지금도 기억나는 에피소드 하나. 과거 수능시험을 마친 후 어느 날 친구가 당시 전라 노출로 화제가 된 어느 프랑스 영화를 같이 보자고 해서 같이 극장에 갔다.
물론 전라노출은 맞지만, 중요부위는 모자이크 처리한 탓에 다소 아쉬워하면서도 영화를 봤는데, 중간에 함께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던 친구가 “진짜 재미없네”라며 먼저 자리를 떴다.
당시 그 친구는 문학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장래희망을 묻자 에로배우가 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성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는데도 프랑스 영화의 예술성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렇듯 대부분의 프랑스 영화는 장르에 상관없이 재미가 없는 것이 보통이다. 왠지 프랑스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영화를 보는 식견이 상당한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식(?)을 완전히 깨는 프랑스 영화 한 편이 곧 개봉한다.
11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로스트 인 파리>는 프랑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재미있다.
첫 장면부터 슬랩스틱 코미디로 시작하더니 영화 내내 슬랩스틱 코미디와 황당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영화를 보는 동안 끊임없이 재미를 선사한다.
도미니크 아벨(극중 돔)과 피오나 고든(극중 피오나) 부부가 전작과 마찬가지로 함께 호흡을 맞추며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또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영화마다 늘 춤이 화제가 되는데, 이번에도 역시 두 사람이 함께 춤을 추면서 그들만의 공식을 만들어 냈다.
48년 전 파리로 떠난 마르타 이모(엠마뉴엘 리바 분)로부터 “겨우 88살인데 혼자 생활능력이 없다고 양로원에 보내려고 한다”는 편지를 받은 피오나는 이모를 만나기 위해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파리로 떠난다.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다가 강물에 빠지는 바람에 가방을 잃어버린 그는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우연히 그녀의 가방을 주운 노숙자 돔을 만나 함께 이모를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이모가 이틀 전에 돌아가셨다는 걸 알게 돼 장례식장으로 부랴부랴 가지만, ‘마르타’ 이모가 아닌 ‘마르트’ 라는 다른 사람임을 알고 다시 이모를 찾아 나선다.
우여곡절 끝에 이모를 찾은 피오나는 이모와의 오랜만에 재회도 잠시. 곧이어 이모는 세상을 떠난다.
내용만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피오나의 가방을 주운 돔이 여자 옷을 입고 좋다고 하는 모습이나 요양원 사람들을 피해 도망 다니는 이모가 빨래방에서 만난 이웃에게 자신의 옷 좀 가져다 달라고 부탁해서 마르타의 속옷과 옷가지를 챙기다 이모를 찾으러 온 피오나와 경찰 앞에서 변태로 몰리는 모습 등이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피오나의 이야기, 돔의 이야기, 마르타의 이야기 순으로 스토리가 전개돼 하나씩 상황들이 이해가 되면서 재미를 더한다.
얼마 전 개최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에서 공개된 바 있는 <로스트 인 파리>는 오는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흥행예감도 ★★★☆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