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외계인도 굴복시킨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산책하는 침략자>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칸영화제 등에 초청된 작품으로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SF 영화라 할 수 있다.
특이한 제목으로 이목을 끄는 이 영화의 내용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 지구 침략을 꿈꾸는 외계인들이 지구인들에게 ‘개념’을 빼앗는다는 내용이다.
가족, 자신, 일 등 다양한 개념을 빼앗긴 지구인들은 ‘개념 상실’로 인해 이상행동을 하기도 한다.(물론 이러한 행동이 자신에게는 그것으로부터 해방이기도 해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이에 우리의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들의 행동을 ‘의식장애’로 규정해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외계인이 된 신지(마츠다 류헤이 분)와 그의 부인 나루미(나가사와 마사미 분) 그리고 유일하게 외계인들을 동행 취재하는 프리랜서 기자 사쿠라이(하세가와 히로키 분) 등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인물이라 할 수 있다.
부부와 기자는 각기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다 결국 하나로 이어지게 된다.
원래 이 작품은 소설이 원작으로 <생매장>이라는 이름으로 연극으로 먼저 만들어졌고, 이후 이번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게 됐는데 제목이 <산책하는 침략자>로 바뀌면서 미국 SF 영화 같은 제목이지만 일본영화에서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대본을 대폭 손봤다고 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결국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들로 인해 모든 지구인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나루미는 신지에게 외계인들에게 사랑이라는 개념을 알게 해 주겠다며 어차피 죽을 자신에게서 ‘사랑’을 빼앗아 가라고 말한다.
결국 간곡한 부탁에 그녀에게서 ‘사랑’을 빼앗은 그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큰 기쁨을 맛보게 되고, 이로 인해 지구 침략도 그만둔다.
다소 황당한 스토리와 설정이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분명히 전하는 작품이다.
일본 영화를 좋아하거나, 일본 스타일의 SF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