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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과 조카가 사기극을?…진정한 가족의 의미 모색

영화 '어른도감' 스틸 컷/사진제공=영화사 진진

어른과 같은 아이, 아이와 같은 어른이 만나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영화 <어른도감>이 개봉한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넷팩상, 제20회 정동진영화제 관객상 수상, 2018 시카고아시안팝업시네마 개막작으로 선정, 한국여성감독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김인선 감독은 단편 <아빠의 맛>, <수요기도회>를 통해 관객과 소통했으며, <어른도감>이 첫 장편이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어릴 때 엄마와 헤어지고 일찍 철든 경언(이재인 분)은 아빠를 떠나보내고 중1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똑 부러지는 성격이다.

미성년자라 법적 보호자가 없으면 고아원에 가야할 처지. 기억도 안나는 장례식장에서 만난 삼촌을 법적 보호자로 내세우지만, 아이같은 어른 재민(엄태구 분)은 경언이 타야할 형의 사망보험금에 손을 댄다.

어쩔 수 없이 잘 알지도 못하는 삼촌을 법적보호자로 삼고 삼촌에게 보험금 사기를 당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현실이 반영된다.

법적보호자를 감시할 제도가 마련되어있으나 이미 사건이 일어난 후 사후 조치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경언의 삼촌이 그래도 마음이 좋은 사람이니 말이지, 아니면 아이는 돈 한푼 없이 고아원으로 보내져야 할 상황이다.

아이는 보호받아야 마땅할 존재이지만 딱히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또한, 철저한 조사 없이 친척이라는 이유로 법적보호자를 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어쨌든 아버지를 잃은 경언은 겉으로는 씩씩하지만 외로움과 두려움을 안고 있다.

내면을 들여다 봐 줄 수 있는 어른은 없지만 삼촌이라는 혈육에 알게 모르게 기대게 되는데, 이렇게 형성된 새로운 가족 관계는 서로에게 위로를 준다.

점희(서정연 분)에게 사기극을 펼칠 때도 경언은 어른의 따스함을 느끼고 그 관계가 진짜가 되길 원한다.

재민도 어른의 역할을 알지 못했지만 경언과의 관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나간다. 새로운 가족과 새로운 관계의 정립은 결국 따스함이라는 연결 고리로 귀결되며, 서로를 향해 다가간다.

황재민 역을 맡은 엄태구는 낮은 목소리와 전작에서 보여준 무서운 이미지와 달리 철없는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매치가 힘든 의외성이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철없고 미운 캐릭터를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재민으로 맛깔나게 소화한다.

또 황경언 역의 이재인은 어린나이에 맞지 않은 캐릭터 이해력으로 자신의 모습인 듯 연기해 몰입감을 높인다.

특히, 아버지를 여읜 상황에서 침착하게 울음을 참아내지만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울음을 터트리는 경언의 울음은 가슴이 뭉클하게 한다.

“누군가에게 시간을 들인다는 건, 다시는 돌려받지 못할 삶의 일부를 주는 거야”라는 재민의 말처럼 그 둘은 삶의 일부이자 가족이 되어 가는 영화 <어른도감>은 오는 23일에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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