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한반도, 전쟁의 위험 알릴 영화
연개소문의 명령을 어긴 탓에 원수지간처럼 지내던 안시성(安市城) 성주 양만춘이 당나라 황제 이세민에 맞서 고구려를 지켜낸 ‘안시성 전투’를 그린 영화 <안시성>이 12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당시 안시성은 인구 10만 명 정도의 성(城)으로 당나라와 고구려의 경계에 위치해 있었다.
평양성(平壤城)을 침략하기 위해 반드시 함락시켜야 하는 곳으로 이세민(극중 박성웅)이 20만 명에 달하는 군사를 이끌고 이곳에 쳐들어온다.
이에 반해 겨우 5천 명의 군사를 이끈 양만춘(극중 조인성)이 이에 맞서 싸운다.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활용해 3차에 걸쳐 훌륭히 막아내고야 마는 그것은 여느 중국 사극을 보는 것처럼 스펙타클 하다.
솔직히 철저한 고증만으로 100% 제작된 것은 아니고, 안시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투 장면은 삼국시대의 공성전을 연구해서 촬영했다는 것이 김광식 감독의 설명.
특히 이번 작품에서 배우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한 AOA 설현이 고구려 시대의 여전사로 분해 그동안과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설현은 처음 제안을 받은 직후부터 액션과 승마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며, 평소 춤을 추는 가수이다 보니 몸을 쓰는 것 자체가 어렵진 않았다고 한다.
물론 140억원이나 들어간 대작인데다 97회차에 걸쳐서 찍다보니 부담감도 컸을 터. 12일 기자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주혁은 부담감이 큰 탓에 이겨내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지만, 선배들이 잘 챙겨줘서 무리 없었다고.
그중에서도 성주 양만춘 역을 맡은 조인성이 동생처럼 따뜻하게 대해줬다며, 인생에서 잊지 못할 사람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비단 남주혁 뿐 아니라, 엄태구 역시 조인성에 대해 밥도 잘 사주고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다며 “조인성은 성주 그 자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박병은은 “조인성은 안시성”이라며 뚝심 있게 자리를 잘 잡아줬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조인성이 쑥스러워 어쩔 줄을 몰라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CG 보다 엑스트라 몸값이 더 싸다며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동원해 말 타고 사막을 달리며 싸우는 중국영화들과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는 <안시성>을 통해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은 평화무드가 조성되는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성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다만, 시대극이다 보니 화살과 칼로만 싸우다보니 오히려 더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굳이 머리가 동강이 나고, 칼에 찔린 채로 하늘높이 들어 올려 져야 할까?)이 다소 거슬린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