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유산 가로채려고 아들을 유괴범 만든 남자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형제들의 다툼 가운데 갑자기 큰형(손진환 분)에게 아이가 유괴되었다는 전화가 오면서 혼란에 빠진다.
아버지 유산 20억원 중 9억원을 상속받은 그에게 유괴범이 요구한 금액은 2 0억원.
내일까지 이 돈을 안 주거나 신고하면 아이를 죽이겠다는 말에 모두 멘붕에 빠진다.
하지만, 장손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 유산 전액을 현금화 하려는 장남과 이를 반대하는 여동생(이선희 분).
마침 장손 진호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어른들이 모인 방 안에 들어온다. 그러나 둘째(손병호 분)의 아이가 연락이 되지 않자 여전히 걱정에 잠긴 동생들과 내 아이를 유괴한 것은 아니니 유괴범은 안중에도 없는 첫째.
유괴범은 다시 전화해서 우리 애가 아니라는 첫째의 말에도 불구하고 20억원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한다. 그가 보내 온 사진 속 아이는 다름 아닌 둘째의 딸.
이에 차남은 아버지 유산을 당장 현금화 하자고 하고, 여동생은 아까처럼 여전히 반대한다.
당장 유산을 쓰자던 큰형은 이번에 180도 태도를 바꿔 이성적으로 생각하자며 경찰에 신고부터 하자고 한다,
사람은 간사한 존재라고 했던가. 자신의 일이 아닌 것이 되자 금새 태도를 바꾸는 것이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잘 보여준다,
급기야 자작극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는 여동생의 남편과 그런 그에게 인신모욕을 하는 둘째.
이때 갑자기 공증 변호사(장선익 분)는 20억원 중 2억원은 교회에 주기로 한 돈이니 형제들은 18억원만 사용 가능하다며, (눈감아 주는 대가로) 자기에게 5천만원만 달라고 말한다.
한푼이 아쉬운데 돈이나 뜯어내려 하냐며 열 받은 둘째는 칼부림을 하고, 이를 말리던 여동생을 밀쳐서 다치게 한다.
여동생은 두 번의 유산 후 임신 중이었던 사실을 뒤늦게 밝힌다. 이로 인해 어쨌든 소란은 일단락된다.
결국 큰형과 동생들은 유산을 조카를 구하는데 쓰기로 한다.
하지만 돈을 안전하게 회수하기 위해 여동생이 경찰을 부르자, 둘째 헌철은 발광하다 쓰러진다.
그리고 이어서 그의 이러한 행동이 모두 가족이 공모한 사기극이 들통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것임이 관객에게 공개된다.
기절했다가 깨어나니 이미 아버지는 돌아가신 후다.
경찰은 원한을 가질만한 사람이나 오늘 유산상속을 위해 모이는 걸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묻고, 형제들은 머뭇거리면서 공증인이 교회에 2억원을 주느니 자기한테 5천만원을 주면 눈 감아 주겠다고 한 사실을 말한다.
이때 다시 유괴범에게 전화가 오고, 경찰들은 적극적으로 유괴범을 잡으려고 한다. 불안감에 둘째는 혼자 유괴범을 만나겠다고 하지만 형제들과 경찰은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인다.
가짜 유괴범인 자신의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미칠 지경이다.
급기야 둘째는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돈 가방을 들고 줄행랑을 친다.
이에 경찰은 범인의 지령 때문이라고 생각해 범인을 프로라고 단정 짓는다.
이런 과정이 영화 보다는 연극으로 만들면 더 재미있겠다 싶다.
경찰을 따돌리고 어렵사리 ‘빨간 모자’에게 돈을 전달했지만, 곧 경찰이 미행 중임을 알고 뒤쫓아가 그를 무자비하게 폭행한다.
사실 ‘빨간 모자’는 원래대로 아들의 친구가 아닌 자신의 아들이었지만 변장한 탓에 이를 알아채지 못한 것.
자신의 죄가 드러날까 싶어 자신의 아들을 죽일 듯이 때리는 아이러니를 경쾌한 배경음악과 함께 보여준다.
‘돈 앞에 장사 없다’고 아버지의 유산을 독차지 하기 위해, 자신의 딸이 유괴된 것으로 꾸미고 이도 모자라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아들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씁쓸하다.
영화 <멀리가지 마라>는 이번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10월 6일과 9일, 10일, 11일에 걸쳐 총 4번 상영될 예정이며, 9일과 11일에는 관객과의 대화(GV)도 예정되어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