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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서 뭐하려고

영화 분무기 스틸컷

서른 살의 민혜민(이채은 분)은 갑작스레 사고로 세상을 떠난 친구 지우 때문에 울적한데 팀장은 곧 결혼을 앞둔 다른 사람의 손실을 대신 떠안아 달라고 하지 않나, 엄마(오민애 분)는 지수가 어떻게 죽었는지 꼬치꼬치 묻지를 않나 짜증이 난다.

엄마는 제대로 된 가방 하나 사라, 반찬을 제대로 갖춰서 밥을 먹어라, 오늘 같은 날 일기 쓰면 나중에 보면 우울하다, 친구 만나러 좀 나가라, 좋은 사람 만나면 잠부터 자라 연신 잔소리를 해댄다.

옆에서 할머니까지 “네가 즐거워야 즐겁다”며 잔소리를 보탠다.

혜민은 일기장에 타히티에 가고 싶지만, 현실(아직 학자금 대출도 못 갚았다)이 승리해 가지 못한다고 적는다.

엄마와 할머니도 각자 일기장에 뭔가를 적는다. (사실 크레딧이 올라갈 때야 관객들은 이들이 엄마와 할머니가 아닌 각각 50대의 혜민, 70대의 혜민임을 알게된다.)

잠에서 깬 혜민은 엄마에게 지수가 어떻게 사고를 당했는지 말하고, 곧이어 사람들에게 승진 턱을 내기 위해 만나야겠다느니, 엄마랑 같이 타히티에 가자고 말한다.

그리고 팀장에게도 다른 직원의 손실을 대신 떠안을 수는 없다고 메시지를 보낸다.

꽃에 분무기로 물을 뿌리던 혜민은 떨어지는 물을 맞으며 시원해 한다.

이번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오는 8일과 9일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이는 단편 영화 <분무기>는 아등바등 살아가는 것이 과연 무엇을 위함일지 생각해 보게 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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