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납중독 흑인동네 간 오바마 ‘쇼’해서 트럼프 도와줘
영화 <화씨 9/11> <식코> 등으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 감독이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영화 <화씨 11/9>를 선보인다.
5일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처음 관객 앞에 공개된 <화씨 11/9>는 대선 출마 의지조차 없던 트럼프가 어떻게 공화당의 후보가 되었고, 모든 전문가들이나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가 당선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던 상황에서 어떻게 그가 ‘세계의 대통령’인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는지를 파헤친다.
“침입자가 무기를 가지고 있냐?”는 경찰의 질문에 “마이클 무어 감독이 같이 왔다”는 한마디만으로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미국 뿐 내에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존재는 힘있는 자들에게 꾀나 골치 아프고, 위협적인 존재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살아있는 권력’을 정면으로 들이 받았으니 아마도 그의 작품활동은 더욱 더 힘들어 지지 않을까 걱정이 살짝 되기도 한다.
감독은 트럼프와 닮은 꼴인 미시간주 주지사가 흑인들이 많이 사는 공업도시인 플린트시의 수원(水原)을 바꿔 주민들이 납중독에 시달려도 모른 척 하다가 자신의 큰 지지세력인 GM 공장에서 부품이 부식됐다는 보고를 받고 부랴부랴 수원을 바꿨다고 한다. 단, GM공장에서 사용하는 수돗물만.
이에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자 결국 같은 흑인인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고, 주민들은 이제 됐다고 생각하던 찰나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 도중 물 한 잔을 요청하더니 입술만 살짝 적신 후, “나는 어려서 잘못해 페인트를 먹어 납 중독에 걸렸다”며 마치 그래도 여지껏 잘 살고 있지 않냐는 뉘앙스를 주민들에게 풍겼다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민심이 돌아서서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이 승리를 했고, 이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도와준 꼴이 되었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또 힐러리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도 함께 경선을 치른 샌더스 후보가 더 많은 표를 받았음에도 결과적으로 그녀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과정도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꼭 트럼프 한 명만이 아닌 여러 사람을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5일에 이어 7일과 10일에도 상영될 예정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