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여권신장을 위한 사료적 가치 지닌 영화
영화 <세 번째 부인>은 19세기말을 배경으로 한 베트남 영화로 이번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아시아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요즘 시대가 아닌 100년도 더 예전 이야기이지만, 당시에는 지주(地主)라는 이유로 고작 14살 밖에 안 된 미성년자를, 그것도 3번째 부인으로 맞이하던 시절이었다.
심지어 엄마뻘도 더 되어 보이는 첫 번째 부인과 자신보다 몇 살 안 어린 딸을 둔 두 번째 부인이 이제 갓 초야(初夜)를 치른 세 번째 부인에게 너무나 친절하게 남편과의 잠자리 노하우를 전수해 준다는 점이 놀랍다.
오히려 서로 아옹다옹 다투고, 자신이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 하려고 하면 이해가 되겠는데 일부다처(一夫多妻)제를 너무나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서로 너무나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정서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여기에 나이 차이가 거의 비슷해 보이는 남편의 큰 아들과 둘째 부인이 밀애를 즐기는 사이라는 점도 충격이다.
심지어 이런 아들이 강제로 어린 신부와 결혼을 하게 됐지만, 첫날 밤 조차 치르지 않고 파혼하겠다고 하자 장인이 자신의 딸에게 초야 조차 치르지 못한 것을 나무라면서 자기는 절대 딸을 데리고 돌아갈 수 없다고 나오는 태도 역시 현대의 의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여권신장(女權伸張) 측면에서 사료로서의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제 기간 중 8일과 10일, 12일 총 3차례에 걸쳐 관객에게 공개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