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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속 내용을 공개하면 생기는 일

완벽한 타인 스틸컷

오는 3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완벽한 타인>이 지난 16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현대인이라면 상당수가 하루 종일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이 바로 휴대전화일 것이다. 아침이면 잠을 깨워주는 모닝콜 소리에 눈을 떠,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고, 뉴스를 보면서 식사를 한 후, 출근길 버스나 전철 안에서 음악을 듣거나 어제 못 본 TV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뿐만 아니라, 직장 상사로부터 오는 카톡 메시지는 물론 친구나 연인 사이에도 메시지를 주고 받고 틈틈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지인의 SNS도 확인해 본다.

물론 가끔은 남몰래 야동을 보기도 하고, 만나면 안 되는 상대와 은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런 휴대전화를 친한 사람끼리 모인 식사자리에서 전부 오픈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버젓이 옆에 부인이 있는데도, 애인으로부터 온 은밀한 메시지는 물론 아버지의 잔소리, 가끔은 스팸 전화까지.

아마도 재미 보다는 혼란이 더 가중될 것이다. 지금은 다른 남자와 버젓이 결혼해 잘 살고 있는 유부녀(송하윤 분)에게 헤어진 전 남친(조정석 분)이 대뜸 “발기가 안 된다”고 문자를 보내서 남편(이서진 분)이 버럭 화를 내서 전화를 걸어보니, 수의사인 유부녀에게 “우리 집 개가 발기가 안 된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남편은 웃어야 할까, 화를 내야 할까?

영화 <완벽한 타인>은 40년 지기 시골친구들이 부부동반으로 모인 자리에서 갑자기 서로 비밀이 없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서로의 휴대전화를 모두 공개한다는 독특한 설정의 영화다.

핸드폰 내용을 공개하는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모든 걸 공유하게 됨으로써, 완벽하게 그 사람이 된다.

이로 인해 왜 그(윤경호 분)가 번듯한 직장인 학교를 그만 두게 되었는지, 오늘 식사자리에 오기로 한 그의 애인이 왜 함께 오지 않았는지 낱낱이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게 된 40년 지기 친구들의 반응은 아주 냉담하다. 심지어 물 컵에 입조차 대지 말고 물을 마시라고 할 정도다.

차라리 이런 게임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서로 각자의 비밀을 그냥 간직했더라면 40년 우정은 어쩌면 영원히 지속됐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이서진, 유해진, 염정아, 송하윤, 김지수, 조진웅, 윤경호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배우들이 전면에 나섰고, 이순재와 조정석, 라미란 등은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 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사실은 목소리만으로도 누군지 아는 배우를 섭외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하니 어쩌면 얼굴은 안 나오지만 이들의 기여도가 더 높은지도 모른다.

여기에 <SNL 코리아>의 배세영 작가가 펜을 잡고, JTBC 드라마 제작을 담당하는 드라마하우스가 공동제작으로 참여해 더욱 더 탄탄하게 만들었다.

출연 배우들은 하나 같이 이런 게임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어쩌면 이재규 감독의 제안처럼 한 번쯤은 친구끼리 해봐도 좋을 게임이라고 생각이 든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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