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 간다는 것
주로 프랑스 영화 등 예술성 높은 영화를 위주로 수입하던 찬란이 이번에는 이혼가정 문제를 그린 일본 영화 <친애하는 우리 아이>를 선보인다.
아빠와 단 둘이 놀기공원에서 데이트를 하던 사오리(카마타 라이주 분)는 “엄마가 새 아빠랑 동생을 낳으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절대 그럴리 없다”면서도 만약 그렇게 되면 자신은 ‘쓸모없는 아이’가 될지 모른다며 불안해 한다.
사오리의 말에 아빠 타나카(아사노 타다노부 분)는 마음이 착잡하다.
아이와 헤어져 집으로 오니, 재혼한 부인 나나에와의 사이에서 낳은 더 어린 딸 에리가 곧 동생이 생긴다며 좋아서 그림까지 그려두고 아빠 앞에서 방방 뛴다.
사오리에게 던진 질문은 어쩌면 자기의 이야기였나 보다.
그래서 그는 사오리에게 12월에 곧 아기가 태어난다며, 사실 자신도 망설이고 있다는 편지를 쓴다.
이런 마음을 모르는 나나에(타나카 레나 분)는 아이를 낳아도 되냐고 묻고, 타나카는 마지못해 그렇다고 답한다.
여기에 그는 상사로부터 사업 매각으로 내근 관리직을 줄이려고 하는데, 회식도 1차만 참석하고 휴가는 꼬박꼬박 챙기는 그가 대상자에 올랐다는 말을 듣게 된다.
파견된 물류창고에서 평균 보다 업무능률이 떨어져 급여가 깍일지 모르는 처지에, 지금의 부인인 나나에가 데리고 온 카오루는 자신의 친아빠 사와다(쿠도 칸쿠로 분)를 만나게 해 달라며 타나카를 아빠로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카오루와 에리의 친부를 만나서 카오루와 한 번 만나 봐 달라고 부탁하니, 사와다는 자신은 애도 결혼도 다 싫은 사람이라며 지금 매우 홀가분 해서 좋다고 거절한다.
이에 집에 돌아와 타오루에게 사와다와 만나는 게 좋지 않겠다고 하자, 타오루는 타나카에게 왜 전처가 재혼했는데도 사오리를 계속 만나냐며 이기적인 것 아니냐고 톡 쏘아 부친다.
그렇다고 카오루가 친부를 엄청 좋아하던 것도 아니다. 친부에게 맞아서 이가 부러졌고, 엄마가 이혼했을 때만 해도 성인 남자를 무서워 해서 외할아버지도 제대로 못 만났을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초경 선물로 뭘 받고 싶냐는 엄마의 질문에 방에 좌물쇠를 달아달라며, 새 아빠가 방에 아무때나 들어와서 무서워서 잠을 못 자겠다고 말한다.
결국 카오루는 중학교를 마치면 외할머니 댁에 살기로 하면서 점차 새로운 가정에 적응해 나가면서 막을 내린다.
<친애하는 우리 아이>는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잇는 부성애를 강조한 영화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새로운 가족끼리 화목하게 사는 모습이 아닌, 가족이지만 여전히 너무 달라서 끊임없이 갈등이 발생하고, 서로 상처를 받기도 주기도 하면서 개인의 희생과 노력이 있어야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 영화는 시게마츠 기요시의 <어린아이 우리에게 태어나>라는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출판 21년 만에 영화화 하게 된 작가는 그간 몇 번 제안받은 TV 드라마화를 거절하는 것만이 이 영화를 응원하는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친애하는 우리 아이>는 다음 달 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