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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

2시간 동안 공연장 다녀온 기분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컷

보헤미안 랩소디? 일년에 수 백 편의 영화를 보는 영화기자는 제목이나 포스터 디자인만 봐도 이 영화가 재미 있을지 없을지 감이 확 온다.

솔직히 처음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는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겠다 싶었다.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는 영화 제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설적인 록그룹 ‘퀸’을 내세우기 위해 제목을 <더 퀸> 정도로 정했으면 어떨까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24일 기자시사회를 본 직후, 이런 나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음을 깨달았다.

사실 24일 오전부터 내리 3편의 시사회를 한 장소에서 봤는데, 마지막 4시반에 한 이 영화를 두고 기자들 중 일부는 “(음악 들으면서) 잠이나 자야겠다”고 말할 정도로 큰 기대를 갖지 않은 영화였다.

하지만 오전부터 본 2편의 다른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야말로 중간에 한 번도 졸지 않을 정도로 참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서 기사를 뭐라고 쓸지 생각하며 보다보면,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피로감이 쌓이기에 하루에 연달아 3편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어지간한 체력으로 버티기 힘들다.

특히 영화가 재미 없으면 더더욱 뭐라고 기사를 써야하나 골치가 아파 스트래스와 피곤이 극에 달한다.

그러나 2시간도 훌쩍 넘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3번째로 보면서도 전혀 지루하거나 체력적으로 소모가 없었다면, 그만큼 이 영화가 흥행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는 말이다.

앞니가 4개나 튀어나온데다 피부는 검어서 ‘파키스탄인’이라는 비아냥을 받던 프레디 머큐리가 노래 실력 하나로 우연히 밴드에 합류하게 되고, 차까지 팔아서 자비로 만든 앨범 덕에 미국 투어를 시작할 정도로 성장한 영국의 록밴드 ‘퀸’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재미있는 소재였다.

여기에 꽃미남 드러머이자 치과의사 출신인 로저 테일러, 천채물리학자 출신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그리고 전자공학도 출신의 베이스 존 디콘 등의 면면을 보고 있노라면, 과거 7080세대에게 음악의 산실 역할을 한 세시봉이 떠오른다.

그다지 훌륭한 외모는 아니지만 노래 하나 끝내주게 하는 프레디는 송창식, 치과의사 출신인 로저는 의대생이었던 윤형주, 공학도는 아니지만 명문대 이공계열 출신인 이장희는 존과 닮았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극중에서 녹음을 하거나, 대중 앞에서 공연을 할 때면 극장 좌우의 벽면까지 3면이 스크린으로 변하면서 마치 이곳이 ‘퀸’의 공연장인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X-스크린 상영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프레디 머큐리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면 양 옆에서 세션맨들이 열심히 연주하거나, 이들이 TV에 나오면 옆면의 스크린에는 실제 당시 TV 방송화면이 나와 영화를 매우 입체적으로 잘 만들었다.

게다가 다른 가사는 몰라도 ‘위 아 더 챔피언’이라는 가사만큼은 따라 부르게 되는 <위 아 더 챔피언>이나 이 영화의 제목이자 노래가 너무 길고, 오페라 같은 분위기라며 제작자로부터 핀잔을 받아 결별하게 된 <보헤미안 랩소디> 그리고 양성애자인 프레디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만든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등 주옥 같은 곡들이 흘러나와 마치 이곳이 콘서트장인양 관객들을 흥얼거리게 만든다.

더욱이 각각의 곡이 가진 에피소드를 소개를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 배가시킨다.

밴드일 때보다 더 많은 계약금을 받고 잠깐 프레디가 방황해 솔로로 앨범을 녹음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아프리카 아동을 위한 자선 콘서트 참가를 계기로 다시 퀸으로 돌아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공연을 이끌어 간다.

그후 그는 1991년 만 45세의 나이에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멤버들은 이듬해 그를 기리기 위해 에이즈 예방을 활동을 하는 재단을 만든다.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으나 평생 친구로 밖에 지낼 수 없었던, <퀸>을 세계적 스타 반열에 올려 놓을 정도로 천재적 음악성을 지닌,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인간적 고뇌가 잘 표현된 작품이다.

반드시 아이맥스(IMAX)로 봐야하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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