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서로를 보듬다
온 몸에 문신을 한 크리스티안(프란츠 로고스키 분)은 동네 슈퍼마켓의 신입 직원으로 일한 첫 날 너무나 고되어서 이게 첫 날이어서 힘든 것인지 아니면 벌써 여러 날이 지난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튿날 그는 각 코너마다 배당된 지게차를 두고 서로 신경전을 벌인다는 사실을 사수로부터 전해 듣고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지게차가 그리 중요한 것인가 싶어 호기심이 생긴다.
그렇게 하루하루 적응해 나가는 그는 ‘캔디류 아가씨’로 통하는 마리온(산드라 휠러 분)과 짧은 대화도 나누며 친분을 쌓게 된다.
그는 다른 동료로부터 마리온이 그를 좋아하고 있으나, 유부녀라며 상처 주지 말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런 말을 들으니 그는 혼란스러워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되자 마리온은 남편이 있는 집으로 갔고, 크리스티안은 얼른 휴무일이 끝나길 기다리는 신세가 된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마리온의 퉁명스러운 태도에 크리스티안은 도통 이유를 알 수 없고, 그녀에게 왜 그러냐고 물으니 화만 내고 사라진다.
이에 술독에 빠진 그에게 그의 사수는 마리온이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며, 그래서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이 영화는 ‘진지함’의 대명사인 독일에서 만든 영화답게 전혀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자세히 보여준다.
거기에는 친구들과 절도를 저질러 감옥에 갔다 온 사람부터,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사람, 그리고 나이도 많고 아내도 있으나 아이는 없는 사람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의 모습을 통해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상을 보여준다.
어쩌면 이들은 현실에서 사회적 약자인지 모른다. 그런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힘이 되어주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 <인 디 아일>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