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인 듯 그녀 같은 그녀 아닌 그녀
15일 기자시사회를 연 영화 <샘>은 안면인식 장애를 가진 마두상(최준영 분)이 첫 사랑 ‘그녀’를 찾기 위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무작정 얼굴 구분도 못 하면서, ‘그녀’를 찾기 위해 서울로 길을 떠난 두상은 우연히 화장실에서 ‘그녀’를 만나고, 잠시 후 뺑소니를 당하는데 또 하필 ‘그녀’이다.
어렵사리 친구 반성중(조재영 분)집에 무작정 쳐들어 온 그는 집 주인이 방 한 칸을 다른 세입자를 들인 탓에 ‘어색한 동거’ 중인 ‘그녀’를 만나게 된다.
두상의 눈에는 이 세 여자가 모두 그토록 그가 찾아 해멘 ‘샘’이 확실한 것 같지만, ‘그녀’도 친구도 모두가 아니라고 말하니 미칠 지경이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집에 함께 사는 여자가 연애를 알려주겠다며 나서고 그는 그녀에게서 여자 사귀는 노하우를 전수받게 된다.
당연히 두 사람은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고 ‘샘’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그녀에게 꼭 ‘샘’에게 전해 달라며 편지를 맡긴다.
그리고 그날 오후, 드디어 ‘샘’을 어렵게 찾아서 편지를 전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몇 시간 후 그는 그토록 찾던 ‘샘’과 꿈 같은 데이트를 하게 된다.
물론 두상의 눈에만 이들이 모두 한 여자로 보이는 건 아니다. 실제로 화장실의 그녀도, 뺑소니 그녀도, 함께 사는 그녀도 모두 같은 사람이 1인 3역을 한 것이다.
어쨌든 드디어 ‘샘’과 데이트를 하게 된 그는 그녀와 추억이 깃든 장소를 방문하고, 마무리는 과한 음주로 일정을 마친다.
다음 날 아침, 옆방에 살던 그녀가 새벽에 짐을 싸서 나간 걸 알게 되고 뒤늦게 그녀가 어제 자신과 데이트 한 ‘샘’이었음을 알게 된다(진짜 ‘샘’을 찾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샘’인척 데이트를 해 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스토리에 비해 오락성은 잘 살리지 못해 다소 지루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20대 청춘들이 처한 상황을 사실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독특한 소재를 차용함으로써 전주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안면인식 장애인의 지고지순한 사랑 찾기 여정을 그린 영화 <샘>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