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혼, 꽃제비, 난민 등 사실적으로 다뤄
분명히 존재하지만 (서류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레바논 영화 <가버나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다큐멘터리만큼이나 리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배우가 아니라, 실제 난민 혹은 앵벌이를 하던 아이들이다.
영화 속 상황과 닮은 처지의 아이들을 한 명씩 캐스팅했다.
하다못해 칸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주인공 자인(자인 알 라피아 분)과 라힐(요르다노스 시프로우 분)은 영화 속 내용처럼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하마터면 출국 자체를 못 할뻔 했다.
극중에서 자신의 나이조차 정확히 모르는 자인은 11살인 여동생 사하르가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부모에 의해 강제 조혼(早婚) 당하자 이를 저지하려다 결국 가출하고 만다.
하지만 신분증명도 없고, 나이도 어린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꽃제비’ 생활이 전부.
그러다 위조 체류증으로 놀이동산에서 일하며 근근이 하루하루 먹고 사는 라힐을 만나 그녀의 집에서 같이 살며 그녀의 한 살배기 아들 요나스를 돌보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라힐이 불법체류자임이 드러나 구류되고 마냥 기다려도 오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 자인은 요나스와 먹고 살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그리고 그는 스웨덴에 가면 난민이 차별없이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돈을 번다.
마침내 브로커에게 줄 돈을 마련한 그는 “네가 사람이라는 서류를 가지고 오라”는 브로커에 말해 오랜만에 집으로 가고, 그곳에서 아버지로부터 “너는 출생신고조차 안 되어 있다”는 말을 듣는다.
이 영화는 난민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다룬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실제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을 캐스팅 해 더더욱 사실성을 높였다.
영화 <가버나움>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