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이 대우받는 세상에 따뜻한 깨달음 선사
특별한 선수들의 유쾌한 농구 이야기를 그린 영화 <챔피언스>가 2월 7일 개봉한다.
영화 <챔피언스>는 분노조절이 힘든 농구팀 코치 ‘마르코’가 음주운전으로 감옥에 가는 대신 사회봉사명령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지적장애인 모임인 농구팀 ‘프렌즈’의 코치로 90일간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마르코는 일하던 농구팀에서도 퇴출당하고 부인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
농구팀 ‘프렌즈’는 농구팀이라고 부르기도 힘들만큼 연습이 되어 있지 않다. 여기에 마르코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이해도 없고, 감옥 대신 선택의 여지가 없이 농구팀을 맡게 되고, 설상가상 전국 규모의 농구 경기도 나가야 한다.
농구팀 코치 ‘마르코’역은 스페인판 <살인의 추억>인 <살인의 늪>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하비에르 구티에레즈가 연기했으며, 최근 할리우드 영화 <어쌔신 크리드>에도 출연한 바 있다.
영화 <챔피언스>에서는 다혈질인 농구코치에서 따뜻한 농구코치로 변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극 후반으로 갈수록 잔잔한 감동을 잘 전달한다.
특히, 지적장애인 농구팀 ‘프렌즈’의 팀원들은 실제 자신의 이름을 극중 이름으로 사용했으며 실제 장애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꾸밈없는 연기를 선사한다.
농구팀이 원정경기를 나서면서 더욱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지원 예산이 모자라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하는 것. 경기에 이기고 기분 좋게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해프닝이 벌어진다. 기분이 너무 좋아 행해진 행동들이 비장애인에게는 경계해야하고, 피해야하는 사람으로 비춰진다.
“행복해서 그래요. 노래 금지 사인은 없잖아요?”라고 말하는 마르코에게 한 승객은 “전용차를 탔어야지”라며 “정상인들이 아니잖아요”라고 핀잔을 준다.
이때 “우린 다 정상인데요, 조금 특별할 뿐이죠”라고 말하지만, 시끄럽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비장애인의 인식 속에 베이비 파우더는 마약으로 바뀌었으며, 결국 차에서 쫒겨난다.
‘조금 특별할 뿐’이라는 우리들이 가져야할 장애에 대한 인식을 정확히 보여준다. 반대로 차가운 냉대와 외면이 현실임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정작 더 위험한 것은 장애인이 아니라 그들을 차에서 내리게 하기 위해 급정거를 하는 운전사의 행동이 아닐까? 마르코는 앞좌석에 부딪쳐 코피까지 흘리는데 누구도 관심이 없다.
자신의 일이 아니면 냉정한 감춰진 내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영화 시작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비하 발언들이 나온다. 주인공 마르코가 재판에서 지적장애인 농구팀 사회봉사를 명령받는 장면에서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마르코는 지적장애인을 ‘저능아’라고 지칭한다.
또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다운증후군 애들한테 돈도 줬다”며 비하에 더해 동정까지 보인다.
하지만, 그는 “비하한 거 절대 아니”라고 말한다. 다음 장면인 마르코가 어머니와 대화하는 장면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정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런 장면에서 장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어떠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코미디적인 요소를 가졌지만 코미디 영화라고 하기 에는 많이 모자란, 그러나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는 영화다.
영화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농구팀을 만나 좌충우돌하며 독특한 우정을 키워나간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1등만이 대우받는 세상에 따뜻한 깨달음을 주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경쟁적인 삶에 치여 잊어버리는 각박한 삶에서의 진정한 행복, 즐김의 의미를 되새기며 소소한 힐링을 전해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