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영화? 코미디 영화? 글쎄…
좀비에게 물려 회춘한다는 시나리오의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 언론시사회가 30일 오후 2시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노안들이 특정한 게기로 회춘한다는 설정은 이번 영화에 출연한 박인환이 2014년 출연한 <수상한 그녀>와 닮아있다.
또 특정 제약사에서 불법 임상실험을 하다가 실패해 돌연변이인 좀비가 탄샌했다는 설정은, ‘좀비’라는 대목만 빼면 2015년 선보인 이광수 주연의 <돌연변이>와 설정이 닮았다.
좀비가 뭔지도 모르고 그래서 무서워 하기는 커녕 놀리거나 심지어 개까지도 만만히 보고 덤비는 시골 깡촌에 나타난 좀비가 여러 난관을 헤치고 드디어 마을회관에서 고스톱을 치다가 화장실에 온 할아버지(박인환 분)를 물고,, 이로 인해 심한 고열을 앓다가 박인환이 회춘하게 되자 온 동네 사람들이 서로 좀비에게 물리고 싶어 안달이 난다는 딱 거기까지였으면 이 영화는 성공한 코미디 영화가 될 뻔 했다.
하지만, 박인환의 가족들이 좀비를 사업에 이용해 떼 돈을 벌고 결국 그것이 화가 되어 온 마을 사람들이 자기 가족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면서부터 영화는 점점 이것이 코미디 영화인지, 좀비 영화인지 구분하기 힘들 게 만든다.
어쩌면 개봉과 동시에 바로 IPTV로 직행하고말 작품이 아닌지 싶다.
예고편이나 포스터만 보면 분명히 코미디 영화가 맞는데, 정작 보고나면 이렇게 재미없는 코미디 영화가 다 있나 싶다.
이 영화의 기획의도에 대해 이민재 감독은 10년 전부터 기획했다며, 그냥 자신이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는 이민재 감독에게만 재미있는 영화가 되고 말았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시사회 직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제발 재미없게 보신 분은 재미없다는 이야기 하지 마시고 혼자만 간직해 달라고 사정을 했을 정도다.
그나마 가끔씩 뭔가를 살짝 비틀어 보려는 시도가 몇 번 엿보이는데 굳이 이 영화의 장르를 따지자면 ‘블랙 코미디’라고 우길 수는 있겠다 싶다.
80명의 좀비 특수분장을 위해 다른 영화와 달리 현장에 늘 특수분장팀이 상주했다고 하는데, 스태프들의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든 손익분기점은 넘겨야 할텐데 과연 가능할지 걱정이 앞선다.
영화 <기묘한 가족>은 2월 1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