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 인생의 희노애락이 녹아 있는 영화
제 33회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영화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는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멕시코 영화로 사라져가는 언어 시크릴어의 마지막 계승자들과 얽힌 이야기다.
언어학자 ‘마르틴’은 고대 토착 언어 시크릴어 연구를 위해 마지막 남은 3명의 시크릴어 계승자를 찾아간다.
마르틴은 그 중 한명인 ‘하산티’의 집에 머물면서 언어 연구를 하고, 나머지 두 계승자 ‘에바리스토’와 ‘이사우로’는 젊은 시설 다툰 이후 50년간 왕래가 없고 적대감을 가지고 있어 연구가 원활하지 않다.
에바리스토와 이사로우는 절친 사이였지만, 한 여자를 같이 사랑하고 그 관계에서 서로 매우 심하게 다툰 것으로 마을사람들은 얘기했으나 그서보다 더 깊은 골이 있음을 알게 된다.
하산티의 죽음이후 두 사람의 감춰진 비밀이 드러나고 화해를 위한 노력도 시작된다.
영화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는 멕시코의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자연배경을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시크릴어라는 생소한 언어는 더욱 신비함을 주며 몽환적인 자연에 어우러져 판타지 같은 느낌을 준다.
영화 전반에 등장하는 시크릴어는 전혀 자막처리가 되지 않아 언어를 모르는 제3자의 입장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반대로 궁금증이 커지며 언어의 소중함과 전수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한다.
영화 초반에 마르틴이 하산티의 집에 처음 올 때 라디오에서는 생활영어로 “나는 일자리가 필요해요”하는 말이 흘러나온다.
에바리스토의 손녀 ‘루비아’가 진행하는 영어 교육 방송으로 멕시코인이 미국에 갔을 때 기본 영어는 알고 갔으면 해서 하는 방송이다.
그녀 또한 미국으로 건너가 살고 싶어 한다. 마르틴은 루비아가 시크릴어를 전수하기를 바라지만, 루비아는 영어를 더 잘하길 희망한다.
스페인어와 시크릴어를 모두 구사하는 에바리스토와 달리 이사로우는 시크릴어만 할 수 있다. 숲 속에서 혼자 살며, 모르는 언어를 구사하는 그를 동네 아이들이 미치광이라고 부른다.
이렇듯 시크릴어, 스페인어, 영어의 관계를 드러내며 잊혀져가는 언어와 그 안에 숨겨진 정체성을 보여준다.
영화는 단순히 언어만이 아닌 에바리스토, 이사우로, 두 사람의 우정, 사랑, 미움, 화해, 질투, 죄책감이 거친 바다처럼 녹아져 있다.
인생에서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며, 시대에 따른 상황과 삶의 절박한 순간에 선택하는 나약한 결정까지, 다양한 감정을 보여준다.
또한, 과거와 현재가 이어져 실수를 반복하고 투영하는 과정을 결국은 화해라는 감정으로 풀어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멕시코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인생의 희노애락과 ‘소수’라는 것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잘 풀어낸 영화로 꼭 보길 바란다. 영화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는 오는 7일 개봉하며, 상영관이 많지 않으니 관람을 서둘러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