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꿈을 쫒는 ’10대판 라라랜드’
2016년 12월 개봉해 많은 화제를 불러 모은 영화 <라라랜드>. 최근에는 동명의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되기도 했다.
<라라랜드>가 국내에서 흥행할 수 있었던 요인은 크게 보자면, 뇌리에 박히는 음악과 자신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의 모습 때문이다.
그때의 흥행을 다시 한 번 재연하기 위해 라라랜드 제작진이 다시 모여 만든 영화 <틴 스피릿>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10대판 라라랜드’라고 할 수 있다.
잉글랜드의 어느 작은 섬에 사는 17살 소녀 바이올렛(엘르 패닝 분)은 노래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지만 현실은 집 나간 아빠 때문에 엄마와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여자 둘이 살아가는 것은 외국이라고 나을 것도 없는 모양이다. 바이올렛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계(家計)에 보탠다.
어느 날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로 노래를 부르고 나오는데 좀 전에 과하게 반응을 보이던 한 중년 남성이 차를 태워주겠다고 말한다.
이 아저씨가 대체 왜 이러나 싶어 경계를 늦추지 못한 채 자기 나이도 21살이라고 속인다.
그러나 바이올렛의 이러한 경계심에도 불구하고 블라드(즐라트코 버릭 분)는 진심으로 바이올렛의 재능을 알아봤기 때문에 순수하게 팬으로서 그녀에게 다가간 것.
블라드는 자신이 왕년에 오페라 가수였다고 말하지만 바이올렛은 반신반의 하고, 전 세계 100개국에 방송되는 영국에서 열리는 ‘틴 스피릿’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을 도와준다는 말에 일단 수락한다.
지역예선에서 아깝게 2등으로 탈락한 바이올렛은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기분에 짜증을 낸다.
하지만 예선에서 1등을 차지한 참가자가 규정을 어기고 출전한 사실이 발각돼 결국 바이올렛은 영국에서 열리는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된다.
바이올렛의 매니저 자격으로 함께 한 블라드는 아빠 같은 마음으로, 또 한 편으로 음악계 선배로서 진심으로 바이올렛을 생각해 준다.
그런 블라드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이올렛은 들뜬 기분에 경연 전날 밤 늦게까지 클럽에서 음주가무를 즐긴다.
여기에 어차피 최종우승을 해봐야 결국은 기획사와 계약해 앨범을 내는 것인데, 경연 전까지 계약서에 서명만 하면 우승 여부와 무관하게 앨범을 내 주겠다는 은밀한 제안까지 받자 바이올렛은 더더욱 들떠서 어쩔 줄 모른다.
제법 잘 나가던 오페라 가수였던 블라드 눈에는 노예 계약이나 마찬가지인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하지만, 아직 철없는 10대 바이올렛은 블라드의 조언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결국 블라드는 싹수가 노란 것 같아 보이는 바이올렛의 곁을 떠나고, 경연 당일까지 나타나지 않자 바이올렛은 이제야 불안해 지기 시작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선보이며 우승 여부와 무관하게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또 더러는 출연자들이 과거 학창시절 옳지 못한 행동을 한 사실이 밝혀져 진실공방을 벌이거나 혹은 연예 활동을 접기도 한다.
어쨌든 이런 국내에서의 오디션 열풍을 생각하면서 이 영화를 본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처음 이 영화를 기획했을 당시 폴란드어가 대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탓에 2개국어에 능통하고, 노래도 잘 해야 하는 배우를 찾아야 해 고심하던 제작진에게 다코나 패닝의 동생 엘르 패닝이 먼저 자신이 노래 부르는 영상을 보내면서 적극적으로 출연의사를 밝혔다는 후문.
영화 <틴 스피릿>은 1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