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신념의 승리, 체 게바라
쿠바 혁명의 주역인 ‘체 게바라’의 전기 영화 <체 게바라>가 상영된다. <체 게바라: 1부 아르헨티나>, <체게바라: 2부 게릴라>로 나눠진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띄며, ‘체 게바라’라는 혁명가의 쿠바 혁명 과정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 군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체 게바라: 1부 아르헨티나>는 1950년대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가 만나 쿠바로 향하고, 게릴라전을 펼쳐 쿠바 혁명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인’이지만 피델 카스트로와 혁명의 마음을 맞춰 82명이 함께 쿠바로 건너온다.
혁명 마지막에는 12명만 남지만 아르헨티나인이라는 불리함에도 피델 카스트로의 전폭적언 믿음과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체 게바라의 게릴라 전은 큰 성과를 거둔다.
<체게바라: 2부 게릴라>는 쿠바 혁명 이후 쿠바에서의 모든 일이 끝났다고 판단한 체 케바라는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사리진다. 볼리비아로 넘어간 그는 혁명군의 리더로 게릴라 전을 펼치지만 쿠바와 다른 환경에서 쉽지 않은 게릴라전을 펼친다.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체 게바라가 믿었던 공산주의를 강조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의 육신은 20세기에 죽었지만 21세기까지 살아있는 신념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연출의도를 밝혔다. 7년간 준비했다는 영화는 체 게바라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진행된다. 1부 아르헨티나에서는 UN에서의 체게바라가 한 연설과 혁명 과정을 교차 편집해 그의 신념과 의도를 강조했으며, 2부에서는 볼리비아 게릴라전을 시간 순서에 따라 밟아 나간다.
제 3자의 입장에서 감정의 개입을 자제하며 진행되는 영화는 그가 가진 신념을 조용히 보여준다. 때로는 잔인하게, 때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의 체 게바라를 만날 수 있다.
특히, 같은 신념으로 다가가지만 혁명의 극명한 온도차를 1, 2부에서 느낄 수 있다. 1부에서 보는 체 게바라는 우리가 어느 정도 접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2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볼리비아 혁명에 대한 것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으며, 국민의 지지라는 커다란 호응 없이는 결코 혁명은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혁명이라는 테두리 안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와 갈등, 배신 등이 녹아나 있으며, 국가 간의 이해관계를 잘 보여준다.
<체 게바라: 1부 아르헨티나>는 체 게바라의 저서 [쿠바 혁명 전쟁의 기억]을, <체게바라: 2부 게릴라>는 [체 게바라의 볼리비아 일기]를 원작으로 해 작품에 사실성을 높였다. 이 영화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제6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으며, 체 게바라역을 연기한 배우 베니치오 델 토로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영화 두 편을 모두 보려면 런닝 타임 4시간을 견뎌야 하는 것이 아쉽지만, 체 게바라의 인생과 혁명을 꼼꼼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단순히 전쟁영화나 전기 영화를 생각한다면 지루할 수 있다. 다큐멘터러리 형식을 빌렸다는 것도 관람 선택 시 염두 해두길 바란다.
영화 <체 게바라>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