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에 척수장애까지…희망으로 극복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돈 워리>는 알코올 중독자이자 척수장애인에 관한 이야기로, 희망을 이야기 하는 영화다.
존 캘러핸(호아킨 피닉스 분)은 주당(酒黨)이다. 그는 술에 취한 덱스터(잭 블랙 분)가 운전하는 차에 탔다가 5번, 6번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 장애인이 되고 만다.
하룻밤에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못하는 장애인이 되어서도 그는 여전히 술독에 빠져 산다. 과연 이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있을까 싶다.
그런 그가 지역의 알코올 중독자 자조모임(A. A.)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아주 조금씩 달라진다.
힘이 없어서 볼펜도 잘 못 쥐는 손으로 싸인펜을 잡고(잡는다기보다는 손바닥에 살짝 얹혔다고 표현하는 게 더 어울릴만 하지만) 카툰을 그린다. 나름대로 꽤 괜찮은 실력이다.
그는 주위 사람 몇 명에게 보여주고, 반응이 나쁘지 않자 용기를 얻은 그는 대학 신문사에 그림을 보여줘 연재를 시작한다.
그림 솜씨는 나쁘지 않은데 내용이 호불호가 갈린다. 전적으로 백인·남성 우월주의 시각의 글에 독자들의 항의가 이어진다.
반면 인기도 함께 올라간다. 여러 신문사에서 그에게 연재 계약을 하자고 연락이 오기 시작한다.
나름대로 원고료 수입이 짭짤해지자 관계당국에선 그의 수입이 일정수준 이상이라 장애수당이 깎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아직 원고료만 가지고 자립하기는 한계가 있는데, 수당을 못 주게 될 수도 있다니 이는 장애인의 자립의지를 꺾는 탁상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더해 그의 활동보조인(영화에선 ‘간병인’으로 번역 되었지만)은 제멋대로다. 존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자기 멋대로 판단해 버린다.
이는 장애인을 도와줘야 하는 시혜적 존재로만 바라보는 탓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 혹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인데, 아직도 장애인을 주체적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다.
어찌되었든 존은 여자 친구도 사귀고, 신문에 카툰도 그리고 삶의 활력을 찾아간다.
이 영화는 희망을 갖고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한다.
참고로 장애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실제 존과 똑같은 장애인들을 찾아가 관찰하는가 하면, 척수장애인의 성 재활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자세히 다루는 등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도 애썼다.
영화 <돈 워리>는 이달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