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꾸려 한 건축가
과거 동독에 위치해 있던 예술종합학교인 바우하우스(BauHaus)의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바우하우스>가 22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선보였다.
독일어로 바우(bau)는 ‘건축’을 하우스(haus)는 ‘집’을 의미하지만, 바우하우스에선 단순히 건축 설계를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다.
1919년 건축가 빌러 그로피우스가 설립한 바우하우스는 사람들의 일상에 기여할 수 있는 예술을 꿈꾸며 시작됐다.
그는 ‘짓는 것’은 단순히 건축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새롭고 이상적인 사회의 창조를 구상했다.
영화는 1919년 개교해 나치에 의해 강제 폐교된 14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이념으로 자리 잡아 전 세계적으로 뻗어 나간 바우하우스의 영향력을 조명(照明) 한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바우하우스의 슬로건에 기반 한 현대의 대표적인 브랜드는 이케아, 애플, 무지(무인양품) 등이 있다.
영화는 바우하우스의 이념을 따라 일하는 몇 명을 보여주는데, 그중 레고 사무실을 디자인한 공간 디자이너 로잔 보쉬는 ‘교실, 책상, 의자가 없는 학교에서 적게 가르칠수록 많이 배운다’는 철학으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대안학교인 비트라학교를 디자인 했다.
또 베를린에 살고 있는 건축가 반 보 레-멘첼은 ‘1제곱미터 집’이라는 DIY 미니하우스를 고안해 냈다.
그리고 영화에서 눈여겨 볼 그룹이 있는데 바로 스위스의 도시디자인 그룹인 어반 싱크 탱크이다.
1993년 설립된 이들은 공공기반 시설을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남미 베네수엘라에 위치한 카라카스의 빈민가에 도심과 연결되는 케이블카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얼핏 들으면 이게 뭐 그리 대단한 프로젝트인가 싶지만, 28층 높이의 언덕을 올라가야 하는 빈민가에 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를 설치함으로써 이들의 도심으로 진입이 수월해 졌고, 이로 인해 사람들의 삶의 질이 달라졌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 범죄율이 35%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우리나라 곳곳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도시에 뭔가를 더 짓거나 많은 투자를 하지 않고도 주민들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반드시 이 영화를 보기를 권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바우하우스>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