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김민희와 결별 암시?
과연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 대신 부인을 택할 것인가?
그동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해 온 홍상수 감독이 신작 <그 후>로 돌아온다.
지난 22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그 후>는 기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는 영화다.
전작들에서 극중 영화감독과 김민희의 러브스토리를 담아 마치 이것이 홍 감독과 김민희의 이야기가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던 그가 이번에는 극중에서 영화감독이 아닌 출판사 사장과 김민희를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작품에서 출판사 사장(권해효 분)이 사랑에 빠진 젊은 여자는 김민희가 아닌 김새벽이다.
김민희가 아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것인지, 아니면 전작과 달리 영화감독이 아닌 출판사 사장이 주인공이니 그냥 ‘영화를 영화로서’ 봐야 한다는 것인지부터 헷갈린다.(하필이면 전작에서 홍상수 감독 역을 연기한 권해효가 이번에 출판사 사장 역을 맡았다.)
거기에 더해 김새벽이 권해효와 관계를 정리하고 영국으로 떠나자, 그 후임으로 출판사에 들어온 김민희는 사장 사모(조윤희 분)에게 김새벽으로 오해받아 출근 첫 날 싸대기를 맞는다.
공식적으로 김민희와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힌 홍상수 감독이 현재 부인과 이혼을 위해 재판 중인 가운데, 극중에서 유부남인 권해효의 아내에게 김민희가 싸대기를 맞는 장면 역시 대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해하다.
물론 그냥 영화를 영화로 보면 머리 아플 것이 없으나, 홍 감독이 그동안 자신은 영화를 통해 자기의 이야기를 담아낸다고 고백했던 터라 더욱이 김민희와 연애 이후 그의 영화에 김민희와 영화감독이 꼭 등장한다는 점에서 영화를 통해 김민희와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본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솔직히 해외 언론이나 영화제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나, 국내에서는 마니아 아니고선 그의 작품을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흥행으로 이어지기도 힘들다.
어제 시사회 종료 직후에도 일부 기자들이 대체 뭘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이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그가 영화를 통해서 자기 이야기 특히 불륜관계인 김민희와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영화 속에서 김새벽과 재회한 권해효가 자신의 딸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가정으로 돌아갔다는 마지막 대사가 혹시 김민희와 결별을 암시하는 것 아닌가 싶어 흥행을 떠나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