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가 전하는 Love Yourself

다음 달 9일 개봉을 앞둔 영화 <디어 마이 프렌드>를 보고 있으면 전지현, 차태현 주연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생각난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시한부 삶을 선고 받은 스카이(메이지 윌리암스 분)는 ‘버킷 리스트’ 비슷한 ‘투 다이 리스트'(To Die List)를 작성한다.

그녀는 자조 모임(영화에선 ‘서포트 그룹’이라고 번역되어 있다)에 만난 캘빈(에이사 버터필드 분)에게 자기의 ‘투 다이 리스트’ 실행을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문제는 이 리스트의 내용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

‘친구네 파티에서 밤새도록 놀기’나 ‘친구들과 밤새도록 수다 떨기’는 좋다고 치자. 그런데 ‘감옥에서 하룻밤 보내기’ ‘거짓말 탐지기 이기기’ ‘가게에서 물건 훔쳐서 달아나기’ 같은 소원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처음 봤을 때부터 자기가 귀여운지 아는지 혀를 내밀면서 한쪽 눈을 윙크하는 좀 이상한 여자애라고 생각하던 캘빈은 억지로 그녀의 리스트 실행에 동원된다.

사실 캘빈은 8살 때 쌍둥이 형제가 사고로 죽은 후, 자신 역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에 신체적으로 아무 이상 없음에도 아픈 삶을 살고 있다.

그다지 삶의 의욕도 없는 그에게 너무나 발랄하다 못해 ‘엽기적인 그녀’가 같이 리스트를 행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미친다.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해 대학 생활 한 학기 만에 휴학하고 공항에서 일하는 캘빈은 자신보다 3살 연상의 스튜어디스 이지(나나 도브레브 분)에게 반하고, 이지 역시 캘빈이 착해 보여 눈길을 준다.

그러다 우연히 캘빈이 암환자나 읽을 법한 책을 읽는 걸 본 이지는 왠지 더 그에게 끌려 결국 둘은 ‘공항 커플’로 발전한다.

그러나 둘이 데이트 하는 자리에까지 스카이가 동석하는 등 캘빈과 스카이의 관계가 자신과 캘빈의 관계보다 더 가까운 것 같아 이지는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연인으로서 좋은 관계를 이어가던 중, 캘빈이 사실은 암에 걸린 적도 없다는 고백을 하자 스카이는 캘빈이 ‘암환자 코스프레’로 자신을 가지고 놀았나 싶어 크게 화를 낸다.

한편, ‘모든 종교에게 축복받기’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기’ 등의 ‘투 다이 리스트’를 실천 중인 스카이는 서서히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준비한다.

그리고 그녀는 8살 이후로 한 번도 생일파티를 해 보지 못했다는 캘빈에게 그동안 못 받은 생일축하카드를 전달한다.

그렇게 그녀는 남들이 다들 적는 ‘버킷 리스트’가 아닌 마지막 가는 길에 시간 낭비 없이 해 보고 싶은 것을 원 없이 해 보며 짧은 생을 마무리 한다.

이 영화의 예고편만 보면 마냥 재미있는 가벼운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영화의 내용은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맞춰져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스카이 역을 맡은 메이지 윌리암스가 “내가 누구든, 시간이 얼마나 남았든 삶은 소중하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또 그 용기가 이따금씩 가져다 줄 위대한 결과를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기 위해서라도, 평소 하지 않던 일들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