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가슴에 묻으라고?
7년 전 병원에서 화재 사고로 딸을 잃은 리지(누미 라파스 분)는 그동안 하루도 죽은 딸을 잊어본 적이 없다.
모두가 죽었다는데도 그 사실을 믿지 못하는 그녀 때문에 그녀의 남편(루크 에반스 분)은 도저히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그녀와 갈라섰다.
정기적으로 정신과에 다니는 리지는 약도 제대로 복용하지 않은 채 죽은 딸만 그리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아들과 친한 친구의 여동생 롤라(애니카 화이틀리 분)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자신의 딸과 너무 꼭 닮은 외모에 끌린다.
이때부터 그녀는 스토커 수준으로 롤라에게 접근하고, 처음엔 애들끼리 친하다고 해서 상냥하게 대하던 롤라의 엄마도 뿔이 난다.
롤라의 엄마(이본느 스트라호브스키 분)는 참다못해 그녀에게 더 이상 자신의 가족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롤라가 자기 딸이라고 철썩 같이 믿는 리지는 계속해서 롤라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급기야 자신의 비밀을 롤라에게 털어 놓는다.
영화 <엔젤 오브 마인>은 죽은 딸을 가슴에 묻을 수 없었던 한 엄마의 모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 말미에 반전을 선보이면서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를 보여준다.
대구 지하철 참사나 세월호 사고 등 여러 사회적 참사로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이들에게 우리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며 그만 가슴에 묻고 살아가라고 위로를 건넨다.
그러나 10달 동안 자신의 몸 안에 품고 있던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 특히 엄마에게 그런 말을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 어떤 부모도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식을 잊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영화는 사회적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
영화 <엔젤 오브 마인>은 이달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