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남의 인생에 간섭해도 될까?
크리스마스 이브 날 밤, 자다가 깬 루스(블리드 대너 분)는 예쁘게 치장을 한 후 어디론가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70대 치매노인인 그녀의 ‘실종’으로 집안이 발칵 뒤집히고, 타지에 사는 딸 비티(힐러리 스웽크 분)와 그녀의 딸 엠마(타이사 파미가 분)까지 소환돼 루스를 찾는데 동원된다.
다행히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루스는 자신이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집에 가기 위해 눈보라를 헤치며 기차를 타러 역까지 갔던 것.
이를 계기로 루스의 아들 니키(마이클 섀년 분)는 어머니는 요양원에, 그리고 아버지는 근처 실버타운에 모시자고 여동생 비티를 설득한다.
그러나 60년을 아내 루스와 함께한 버트는 자신이 곁에 있어야 루스가 기억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한다.
늘 아버지(로버트 포스터 분)의 뜻대로만 살아온 버티는 선뜻 아버지 편도, 오빠 편도 들지 못하고 갈팡질팡 한다. 하기야 결혼도 억지로 아버지의 뜻에 의해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 버티는 자신 역시 자기 딸의 인생을 자기가 좌지우지하려 든다. 아이가 왜 대학에 다니기 싫어하는지는 궁금해하지 않고, 그래도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지 않겠냐며 자퇴하려는 딸을 대신해 수강신청을 해버린다.
누구나 자기의 인생은 자기가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남의 인생을 결정하려 든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강제로 시설에 입소 시키려는 아들이 그렇고, 다 큰 딸의 인생에 여전히 간섭하려는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가 싫지만 자신 역시 자기 딸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려는 여자까지 모두들 남의 인생에 관심이 많다.
나이가 많든, 치매에 걸렸든 그 누구라도 자기결정권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영화 <왓 데이 해드>는 다음 달 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