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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기사(우측)한국영화

부모님 떠올리게 하는 영화

영화 집 이야기 스틸컷

신문사 편집기자인 강은서(이유영 분)는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는 탓에 고향을 떠나 혼자 산다. 나이는 서른 살이지만 아직 ‘내 집’이 없는 탓에 계약기간이 지나면 집을 옮겨 다니느라 이번이 여섯 번째인지, 일곱 번째인지도 모를 정도로 이사를 많이 다녔다.

그녀는 이혼한 엄마가 제주도에서 조촐하게 재혼식을 올린다는 연락을 받고 마지못해 내려간다.

다시 서울로 돌아온 그녀는 계속해서 집을 찾아보지만, 계약 만료일자는 다가오는데 쉽게 집이 구해지지 않는다.

단기임대 레지던스도 알아보긴 했지만, 일단은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고향집을 지키며 살고 있는 아버지(강신일 분) 집으로 들어간다.

무뚝뚝한 여자의 아버지는 오랜만에 막내딸이 다시 집에 온다는 소식에 수건도 새로 사고, 딸이 좋아하는 복숭아 김치도 담그면서 나름대로 준비를 한다.

그러나 막상 은서는 예전에 자신이 쓰던 방에 짐을 들여 놓고 자려니 답답해서 잠도 제대로 안 온다.

그래서 방문을 조금 열어두고 다시 잠을 청하는데, 새벽에 일을 나가던 그녀의 아버지는 ‘친절하게’ 방문을 닫아준다. 때문에 공기의 흐름이 바뀌자 그녀는 잠에서 깬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딸을 생각해서 닫아준 것인데, 딸은 딸대로 겨우 잠들었다가 다시 깨니 둘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

하기야 생각해 보면 비단 은서와만 안 맞는 것도 아니다. 은서의 엄마가 이혼을 결심한 것도, 은서의 언니가 아버지와 연을 끊고 사는 것도 사실 아버지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 탓이다.

게다가 가끔씩 버럭 화까지 내니 가족 입장에선 살갑지도 않고, 코드도 잘 안 맞는데, 화까지 내는 아버지가 좋을리 없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아버지의 직업은 열쇠수리공이다. 열리지 않는 남의 집 문은 몇 초만에 잘도 열면서, 정작 가족들의 마음의 문은 열지 못하는 게 아이러니하다.

영화 <집 이야기>는 ‘집’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으나, 결국 가족간 소통의 부재를 다룬 영화다.

18일 열린 기자시사회에 참석한 이유영은 물론 기자들도 하나 같이 영화 속 강신일의 모습이 자신의 아버지와 매우 닮았다고 말할 정도로 강신일의 연기는 매우 자연스럽다.

이유영은 극중 진철의 모습이 자신의 아버지와 너무 닮아서 병환(病患)으로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덜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진철 역을 맡은 강신일은 자신도 극중 은서 또래의 딸이 있으나 자신이 아버지의 마음에서 출연한 게 아니라 자신의 부모와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언뜻 달라 보이지만, 곱씹어 보면 부모님에 대한 기억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강신일의 말처럼 이 영화는 따뜻한 영화다. 하지만, 감독의 말처럼 “큰 사건이나 자극적인 영화가 아니”기에 영화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소통 부재와 이로 인한 가족의 해체 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높이 살만 하다.

영화 <집 이야기>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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