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딛고 세계 챔피언 된 소년
그의 아버지는 노르웨이의 전설적인 카레이서로 1998년 노르웨이 랠리 챔피언에 올랐고, 그의 아들이 2살 때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그의 어머니 역시 2000년 노르웨이 랠리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이 정도 되면, 그의 피 속에 질주 본능이 꿈틀댄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바로 15세의 나이에 노르웨이 랠리 3위를 차지한 카레이서 올리버에 대한 이야기다.
27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본 투 드라이브>는 ‘소년 카레이서’인 올리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운전하기 위해 태어난(born to drive) 소년처럼 느껴지는 그는 아버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질주 본능을 억누르지 못한다.
더욱이 안전을 우선시 하라는 아버지 앞에서 벨트를 꽉 조이면 답답하다느니, 무조건 1등만이 목표라느니 하며 귀담아 듣질 않는다.
그의 이러한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왜 처음에 이 작품의 한국어 제목을 <소년의 질주 본능>으로 하려 했는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참고로 이날 시사회 상영본에는 ‘소년의 질주 본능’이라는 한국어 제목이 노출됐으나, 최종 제목은 원제인 ‘본 투 드라이브’로 확정 지었다.
불과 15살의 나이에 노르웨이에서 열린 랠리 대회에서 3위를 기록한 그는 곧이어 북유럽 챔피언십 대회에 참여한다.
진짜로 처음엔 꽤 괜찮았는데 중간에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서 아예 제대로 경기를 치를 수도 없게 됐다.
이듬해 다시 참여한 대회에서 그는 선두로 나서다가 번번히 타이어가 펑크 나거나 바퀴가 빠지는 등의 기계적 결함 때문에 예선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선에 오른 그는 이번에도 역시 선두고 치고 나가지만, 다른 차량끼리 충돌 사고가 나자 경기가 중단돼 또 다시 우승의 문턱에서 멀어진다.
이 정도면 ‘운전할 맛’이 안 나서 경기를 포기할 법도 한데 그는 그러지 않는다.
얼마 전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서다.
다시 열린 결선 대회에서 그는 드디어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다. 그것도 16살의 나이에 말이다.
이 영화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위해 계속 질주하는 올리버의 모습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감동과 희열을 선사한다.
겉으로 보기엔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경기이고, 나만 왜 이렇게 ‘재수’가 없나 싶은 일이 계속 생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지금 당장은 힘들지라도 언젠가 꿈은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영화 <본 투 드라이브>는 다음 달 12일 개봉하는데, 평소 접하기 힘든 노르웨이 영화라는 점이 관객들에게 흥미를 끄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