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아동 부모에게 희망을 선사
그동안 ‘닥터’ 역할이나 ‘에디슨’ 역할 등을 전문으로 맡으며 소위 ‘천재 역할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번엔 부성애 강한 평범한 아버지 역으로 팬들을 찾아온다.
영화 <차일드 인 타임>에서 그는 마트에서 계산하는 아주 잠깐 사이에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포인트 카드는 있는지, 캐시백을 받을 건지 묻는 말에 짧게 답하고 카드로 계산하고 나니 바로 옆에서 놀던 딸 케이트가 금세 사라져 버렸다.
한참을 찾다 할 수 없이 혼자 집으로 돌아간 그는 아내에게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이야기 한다.
이 일로 매일 술독에 빠져 폐인처럼 사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참기가 힘들어진 아내는 혼자 집을 떠나 런던 교외의 바닷가에서 혼자 산다.
그동안 자녀의 실종을 다룬 영화들에서는 한결 같이 부모가 생업도 포기한 채 아이 찾기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개봉한 이영애 주연의 <나를 찾아줘> 역시 남편(박해준 분)은 아예 생업도 포기한 채 아이를 찾으러 다니다 장난전화 때문에 교통사고로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또 영화 <서치>에서의 아버지 데이빗(존 조 분)는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딸의 SNS를 통해 딸의 행방을 추적한다.
그러나 <차일드 인 타임>에서의 아버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아내의 바람대로 점차 일상에 적응해 간다.
물론 간혹 딸과 비슷한 또래(실종된 지 3년이 지난 현재 7살)의 아이들을 마주치면 유심히 보기는 하지만, 생업도 포기한 채 딸을 찾으러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진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케이트와 너무나 꼭 닮은 아이를 보게 된 그는 아이를 쫓아 교실 안까지 들어간다.
그러나 이 학교의 교장은 이 아이는 2살 때 이 학교 병설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아이로, 6년 동안 자신의 학교에 다니고 있는 다른 아이라고 확인시켜 준다.
이 영화는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데, 1987년 원작 발표 당시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어딘가에 아직 자신들의 딸 케이트가 살아 있을 것이란 희망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 부부의 모습을 통해 남겨진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케이트의 남동생을 얻게 된 부부는 다시 희망의 빛을 보게 된다.
아이를 잃어버리고 가슴 아파하는 부모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영화 <차일드 인 타임>은 다음 달 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