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가운데 있다면 에릭 클랩튼을 떠올리길
세계적 기타리스트인 에릭 클랩튼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이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그의 25년 지기이자 아카데미 4관왕 출신인 릴리 피니 자눅이 제작했는데, 그동안 여러 제안을 받았음에도 오직 그녀에게만 제작을 허락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과거 다양한 영상이 이 작품에 담겼다.
이 영화는 철저히 에릭 클랩튼의 인간적 면모에 초점을 뒀다. 10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에릭 클랩튼은 곧바로 어머니에게 버림 받은 후 조부모 손에 자랐다. 9살 때까지 그는 조보무가 부모인줄 알고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친모가 두 아이를 데리고 에릭 클랩튼을 찾아왔다. “이제부터 엄마가 내 엄마냐?”고 묻는 그에게 그의 친모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다시 한 번 친모로부터 버림받은 것이다.
시간이 흘러 20대 때 그는 크림이라는 밴드로 비틀즈를 능가하는 세계적 인기를 얻게 됐다.
하지만 크림이 해체 된 후, 1970년대 그는 마약과 술에 중독됐다.(참고로 그가 술에 빠지게 된 이유는 절친인 조지 해리슨의 부인 패티 보이드를 사랑하게 돼 절망에 빠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무대 위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 술에 취해 공연 도중 흑인에 대한 차별적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그가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릴 적 라디오에서 흑인 음악을 듣고 자라서였는데도 말이다.
또 친구의 절반이 흑인이기도 한 그는 술이 깨면 자신의 발언에 대해 후회하기도 했다,
과거 전 세계인에게 사랑 받던 에릭 클랩튼은 더 이상 없었다. 이에 그는 괴로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고 이내 그는 정신을 차리고 아내에게 돌아가겠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자 돌아온 답이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리였다. 이에 그는 아들 코너를 낳아 알콩달콩 잘 살았다.
하지만 코너가 4살 때 뉴욕의 한 건물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때 그는 오히려 술을 입에 대지도 않고 맨정신으로 아들을 추모했다.
이때 그가 아들 코너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노래가 바로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만약 내가 천국에서 널 본다면, 넌 내 이름을 알까?)로 시작하는 그의 대표곡 <Tears In Heaven(천국의 눈물)>이다.
그는 이 노래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게 됐고, 이를 계기로 에릭 클랩튼은 자신처럼 마약과 알코올에 중독된 이들 중 치료가 필요하지만 돈이 없는 이들을 위한 치료센터를 건립했다.
어쩌면 가장 불우하게 태어나 굴곡진 삶을 살았지만, 사랑하던 아들을 잃은 후 새로운 살게 된 그의 인생사는 관객들에게 큰 깨우침을 선사한다.
바로 그 어떤 사람도 역경만 겪으리란 법은 없다는 진리를 말이다. 비록 지금의 삶이 고달프고, 절망 가운데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I’ll find my way Through night and day, ‘Cause I know I just can’t stay Here in heaven.(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내 길을 찾을 거야. 왜냐하면 난 천국에 남아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거든)이라는 가사처럼 절망하지 않고 늘 자신의 길을 찾아 나간다면 언젠가는 마지막 가사(Beyond the door, there’s a peace, I’m sure. And I know there’ll be no more tears in heaven. 저 문밖에 평화가 있을 거라고 난 확신해. 그리고 더 이상 천국에서 눈물 흘릴 일도 없을 거라는 걸)처럼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지금 절망가운데 있는 이에게 영화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을 강력 추천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