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임무 완수한 진짜 영웅
오는 9일(현지시각)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무려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영화 <1917>은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그린 영화다.
1917년 4월 6일. 영국군 제2대대는 독일군이 퇴각한 것으로 판단해 진군(進軍) 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사령부는 이것이 함정이라는 판단 하에 2대대에 전령(傳令)을 보내 다음 날 아침 작전을 전개하지 말고 취소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로 한다.
이에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 분)은 2대대에 형을 뒀을 뿐 아니라 독도법(讀圖法)에 능한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 분)과 더불어 스코필드(조지 맥케이 분)를 전령병으로 선발한다.
문제는 2대대 주둔지까지 가는 길에 아직도 독일군이 있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두 병사는 목숨을 걸고 명령을 하달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다행히 총 15킬로미터에 달하는 여정 중 절반 정도는 무사히 오긴 했는데, 곳곳에 널린 시체며 그 시체 속에서 튀어 나오는 쥐들이며 너무 끔찍하다.
하지만 버려진 집에서 쉬다가 공중전(空中戰)에서 패배한 적기(敵機) 한 대가 추락하는 날벼락을 겪게 되고, 불타는 적기에서 조종사를 구출해 줬다가 오히려 블레이크는 황천길로 간다.
블레이크는 형이 해당 부대에 있기라도 하지, 스코필드는 쉬다가 얼떨결에 장군의 호출을 받은 블레이크가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섰다가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 아침이 밝기 전까지 2대대에 가서 공격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하달하지 않으면, 아군(我軍) 1600명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쉼 없이 2대대 주둔지를 향해 달린다.
줄거리만 보면 마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감독의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바탕이 되긴 했으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것은 아니라고.
특히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블레이크와 스코필드 역은 덜 알려진 배우를 캐스팅 했다.
또 무려 4개월 동안의 리허설을 거쳐 영화 전체가 한 장면으로 이어지는 ‘원 컨티뉴어스 샷(one continuous shot)’ 기법으로 촬영했다.
여기에 스코필드 역을 맡은 조지 맥케이는 대역 없이 직접 대부분의 액션을 소화했다는 후문.
얼떨결에 끌려 왔어도, 같이 오던 동료 병사가 죽어도, 오직 1600명의 병사들을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는 스코필드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감동이 밀려온다.
영화 <1917>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