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속으면 후회할 영화
솔직히 <더 테러리스트>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적어도 이 영화와 동떨어진 영화다.
테러의 위협으로 가득 찬 이스탄불에서 첩보 활동을 하기 위해 20년 만에 가석방 된 카다르.
그는 자신의 막내 동생인 아흐메트를 만나지만, 7살 때 형과 헤어진 아흐메트는 카다르가 불편하다.
아흐메트는 시장의 명에 따라 동네의 모든 떠돌이 개를 사살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카다르는 매일 같이 쓰레기통을 뒤지며 행여 테러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를 조사한다.
그런 가운데 10년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카다르의 첫째 동생 벨리가 테러조직에 몸담고 있는 것 같다는 소식에 카다르는 그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애쓴다.
영화 <더 테러리스트>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3관왕을 차지한 느와르 영화로, 2012년 <비욘드 더 힐>로 이름을 알린 예민 엘퍼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아흐메트는 아내와 아이들과 떨어져 혼자 살면서 삶의 의욕을 잃고 목숨을 끊을까 하지만, 수시로 집에 찾아와 자기를 챙기는 형 카다르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런 그는 다리를 다친 떠돌이 개 한마리를 몰래 집에서 키운다. 떠돌이 개를 죽이는 게 직업인 그가 정작 떠돌이 개를 몰래 키운다는 것은 그에게 위험한 일이다.
때문에 누군가 초인종을 누를 때 개가 짖기라도 하면 그는 과민하게 반응한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가족을 상실한 채 혼자 살아가는 그에게 유일하게 안식을 주는 존재다보니 선뜻 이 개를 죽이거나 버릴 수도 없다.
솔직히 영화의 내용 파악조차 쉽지 않은 작품으로, 제목이 끌려 극장으로 향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영화 <더 테러리스트>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