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공연 취소한 그의 속사정은?
영국에서 정규앨범 7장 모두를 발매와 동시에 차트 1위에 올린 신화적 그룹 ‘오아시스’의 리더인 리암 갤러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리암 갤러거>가 오는 12일 개봉한다.
2009년 프랑스 공연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결국 리암과 그의 형 노엘이 대판 싸워서 유럽투어를 취소하고, 결별에 이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오아시스가 해체 된 후 무려 10년 동안이나 형제끼리 연락도 없었던 걸 보면 어떨 땐 가족이 남보다 못한 존재 같기도 하다.
오아시스 해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형 노엘을 제외한 기존 멤버들과 ‘비디 아이’를 창단했고, 오아시스 해체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비디 아이가 올랐다는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그가 영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는 뮤지션인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잘 나가던 그였지만, 2014년 걸그룹 올세인츠의 멤버 니콜 애플턴과 이혼하자 그의 친형 노엘과 음악평론가들이 그를 향해 거세게 비난했고 결국 그는 나락으로 추락하게 된다.
이듬해 아일랜드의 작은 술집(pub)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누군가 기타를 꺼내자 갑자기 기타가 치고 싶어서 기타를 치면서 미발표곡인 ‘Bold’를 불렀고, 이 모습을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리자 히트를 예감한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게 된다.
그때까지는 형 노엘의 작곡 실력만 알려졌지, 리암은 작곡은 못 하고 단지 가창력만 훌륭한지 알던 이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기 때문.
하지만 자작곡이 2~3곡에 불과해 앨범을 내려면 적어도 10곡은 되어야 하는 탓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곡 작업을 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그는 다시 자신감을 되찾게 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남미 투어를 시작한 그의 공연에 10대 팬들이 몰리면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결국 그는 자신의 목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공연 직전 무대에 올라 좋은 목 상태로 노래를 부를 수 없다며 공연을 취소해 버린다.
2009년 프랑스 파리에서의 공연을 떠 올리게 하는 일이었다.
어찌 보면 팬들과의 약속을 깨는데 주저함이 없는 거만한 아티스트로 보일 수도 있으나,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그만큼 최상의 공연을 추구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이 영화는 평소 팬들과 기자들 앞에서 자기애(自己愛)가 지나쳐 막말도 서슴치 않는 리암 갤러거의 무대 뒤의 삶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국내에선 비틀스나 퀸 보다 인지도가 약한 영국의 그룹이지만, 어쨌든 한 시대를 대표하는 뮤지션인 만큼 그의 인생을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