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함 속에 따뜻함 간직한 선생님
네덜란드의 한 학교는 교전(交戰) 중인 국가에서 온 아이들이 많다. 그중 키트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엄격하면서도 선의(善意)일지라도 꼭 상대의 의사를 확인할 것을 강조한다.
2017년 제14회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에서 선보인 네덜란드 다큐멘터리 영화 <호랑이 선생님 키트>에 대한 이야기다.
키트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절대 교실에서 자국어 대신 네덜란드어를 사용할 것을 강요하고, 친구들과 놀다가 살짝 밀치기라도 하면 무척이나 엄하게 꾸짖는다.
또 좋은 뜻으로 도와주려고 한 것일지라도 상대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행위에 대해서도 상당히 무섭게 혼낸다.
물론 이 아이들이 난민이어서 이렇게 엄하게 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시리아 등에서 온 아이들이 현실적으로 자국으로 돌아가기 힘든데 빨리 이 나라에서 말도 익히고, 친구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터득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엄하게 대하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좀 심하다 싶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향한 그녀의 진심을 꿰뚫어 보면 모든 것이 이해된다.
체육관에서 다른 아이들과 달리 실내화로 갈아 신지도 그렇다고 맨발로도 아닌 굳이 더러운 자기 운동화를 신겠다는 아이에게 절대로 같이 참여할 수 없다는 키트 선생님의 태도는 너무하다 싶을 수도 있지만, 결국 그 아이에게 맞는 실내화를 찾아보다 적당한 실내화를 못 찾자 소독약으로 아이의 운동화를 소독한 후에야 같이 참여하도록 허락하는 모습에서 아이가 미워서가 아니라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었음을 알게 된다.
매일 아침 아이들이 오기 전 일일이 아이들의 책상 위를 정리해 주는 세심함까지 갖춘 그녀의 모습은 가히 교사의 표본이라고 좋을 정도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