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코미디는 무슨…단순한 에로영화
솔직히 이 영화 ‘더럽게’ 재미없다. 1980년대 잘 나가던 개그맨 중 한 명인 박세민의 5번째 영화라며, 심형래나 이경규 등 다른 개그맨 출신 감독보다 먼저 감독 데뷔했다고 강조하더니 결국 ‘그럼 그렇지’로 끝났다.
바로 지난 9일 언론에 공개된 영화 <낮손님>에 대한 이야기다.
‘섹시 코미디’를 표방하는 이 영화를 제작하기까지 2년의 시간이 소요됐다는데, 솔직히 그 정도의 시간이 걸릴 퀄리티가 아니다.
그리고 ‘섹시 코미디’라 함은 자연스레 코미디에 섹시 코드가 녹아져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 옛날 싸구려 에로 비디오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면 한 바닷가에 위치한 바이올린이라는 이름의 모텔에 와서 503호만 고집하는 두 손님의 각기 다른 사연이 전개되는데, 다작(多作)으로 유명한 에로배우 이채담의 ‘ 데 없이 고퀄리티의 연기력’ 외에 그다지 신선하거나, 재미있는 내용은 없다.
그나마 한 가지 돋보인 점이라고는 극중 박수민이라는 화가로 등장하는 박세민의 출중한 크로키 실력뿐이다.
중앙대 공예디자인학과 출신인 그는 극중에 등장하는 많은 그림을 직접 그렸다고 한다.
사실 이날 기자시사회에 앞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는데, 보통 영화를 보고 난 후 질의응답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 왜 순서를 바꿔서 진행하는지 의아했었다. 영화를 보기 전이니 당연히 기자들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왜 굳이 순서를 바꿔서 진행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어차피 영화를 보고 나서 간담회를 진행해 봤자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기에 질문을 안 하는 핑계라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색즉시공>이나 <몽정기>처럼 유쾌한 웃음이 버무려져 있는 영화도 아니고, 스토리가 출중한 것도 아닌 단순히 ‘살색’만 보여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만든, 그래서 정말로 ‘더럽게’ 재미없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 <낮손님>은 총선 당일인 오는 1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